북서쪽 핀란드, 발트 3국과 관계 설정에 고민하는 러시아, 포용? 고립?
북서쪽 핀란드, 발트 3국과 관계 설정에 고민하는 러시아, 포용? 고립?
  • 이진희
  • jhnews@naver.com
  • 승인 2016.09.13 08: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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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가 북서쪽 접경 지역인 핀란드, 발트 3국(에스토니아·라트비아·리투아니아)과의 관계 재설정이 복잡해지고 있다. 우크라이나 사태가 직접적인 원인이자 계기다. 중립국인 핀란드는 물론이고, 구 소련의 발트3국마저 친서방 노선을 강화하면서 러시아는 경제제재에다 무력시위까지 동원했다.

그럼에도 이들 국가가 친서방 외교 노선을 늦추지 않자, 러시아는 핀란드 등에 대한 경제제재 기간 연장조치에 나서는 등 복잡한 심경을 내비치고 있다. 러시아의 경제제재로 핀란드와 발트 3국의 대 러시아 수출이 급감하면서 경제적 타격이 적지 않은데, 대 러시아 강경노선을 지속하는 이유가 뭘까?

푸틴 대통령의 '강대국 러시아' 야망에 대한 우려 때문으로 보인다. 러시아의 크림반도 합병으로 촉발된 신 냉전 체제서 새롭게 '살 길'을 찾는 셈이다. 나토군이 동쪽으로 영향력을 확장한 데 의지하려는 속내도 엿보인다. 

중립국 핀란드가 냉전시절에도 '중립' 노선을 놓치 않았던 터라, 핀란드 정부의 이같은 노선 변경에 대한 의구심이 적지 않다. 지난 8월에는 미국과 방위협정을 연내에 체결할 것이라고 발표하기도 했다. 자국 영토에서 처음으로 미국 공군과 적군 공습에 대응하는 합동 군사훈련을 실시하고, 올해 국방비를 28억8630만 유로(3조6500억 원)로 3년 만에 역대 최고치까지 늘렸다. 발트 3국도 러시아의 위협을 우려해 나토에 나토군 영구 주둔을 요청했으며, 나토는 지난 7월 발트 3국에 약 3000명의 병력을 배치하기로 결정했다. 

핀란드와 발트3국도 고민이 적지 않아 보인다. 러시아가 지난 2014년 8월 핀란드와 발트 3국의 식료품 수입을 2년간 금지하면서 핀란드의 식료품 수출은 2년 사이 24.5%나 줄었다. 유럽의 주요 관련국 중 가장 큰 감소폭을 보였다. 핀란드의 대러시아 수출은 2013년 53억 유로(약 6조6000억 원)였는데, 이 중 식료품 부문은 4억3000만 유로에 이르렀다.

핀란드 경제성장률은 러시아와의 관계 악화로 2014년 -0.4%, 2015년 -0.1%를 기록했다. 올해는 0.8%로 마이너스를 벗어날 것으로 예상되지만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중)에서는 최저치다.

발트 3국도 러시아의 식료품 수입 금지 조치로 피해를 봤다. 리투아니아는 러시아 제재의 영향으로 식료품 수출이 20.7%나 줄었고, 에스토니아는 12.2%, 라트비아는 11.5%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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