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육상의 올림픽 출전을 금지한 '도핑' 파문 2라운드? 미 선수 의료 기록 해킹
러시아 육상의 올림픽 출전을 금지한 '도핑' 파문 2라운드? 미 선수 의료 기록 해킹
  • 이진희
  • jhnews@naver.com
  • 승인 2016.09.18 0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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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해커들이 리우 올림픽에서 체조 4관왕에 오른 시몬 바일스와 테니스 스타 세리나·비너스 윌리엄스 등 미국 선수들의 기밀 의료기록을 해킹, 14일 공개했다. 미국 선수들의 의료 기록은 조직적 도핑 의혹으로 리우올림픽 출전이 좌절된 러시아 육상선수들과 비교되면서 세계반도핑기구(WADA)의 신뢰성에 흠집을 낼 것으로 보인다. 

특히 바일스는 '난치병 치료'를 이유로 금지약물을 복용해온 것으로 드러나 WADA의 공정성도 의심받게 됐다. 러시아 장애인 선수단은 현재 진행 중인 리우 패럴림픽에도 도핑 문제로 참가하지 못하고 있다.

외신에 따르면 '팬시 베어'를 자칭하는 러시아 해커 집단이 WADA의 의료자료를 해킹해 관련 기록을 온라인상에 공개했다. 해커들은 특히 미국 선수들이 의학적인 이유로 금지약물을 복용할 수 있도록 인정해준 '난치병 치료를 위한 예외(TUEs)' 기록을 들여다봤다. 이 기록에 따르면 체조 4관왕 바일스는 불법적인 '정신자극제'를 복용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바일스는 이에 대해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가 있어 어릴 때부터 약을 먹었다"면서 "항상 규정을 준수해 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고 밝혔다. 

미국체조협회는 성명을 내고 바일스가 WADA가 금지한 약물을 복용하기 위해 허가를 받았으며 "리우올림픽 당시를 포함해 어떠한 약물테스트 규정도 어기지 않았다"고 변호했다. 미국 반도핑기구 측도 "해킹은 비겁하고 저열한 짓"이라면서 "바일스는 국제 기준에 따라 모든 것을 맞게 해왔다"고 밝혔다. 

러시아 미녀 테니스스타 샤라포바가 리우올림픽 출전을 금지당한 상태에서 미국 국가 대표선수로 나간 경쟁자 비너스 윌리엄스의 금지 약물 복용 사실도 폭로됐다. 이에 대해 비너스는 "개인적인 의료기록이 나의 동의 없이 유출돼 유감"이라며 "치료 목적의 약물 사용은 안티 도핑 프로그램을 철저히 준수하는 선에서 허용되고 있다"고 반박했다. 윌리엄스는 2010년 만성 자가면역질환의 하나인 쇠그렌 증후군 진단을 받고 그에 따른 만성피로와 관절 통증 등으로 고생한 바 있다.

반면 해커들은 '난치병 치료 예외'가 "도핑 면허"라고 공세를 취하며 다른 국가 선수들에 대한 기록도 공개할 것이라 예고했다. 
러시아의 알렉세이 푸시코프 하원 외교위원장은 트위터를 통해 "미국 선수들이 금지약물을 복용할 수 있도록 해준 자료가 유출되면서 WADA가 모든 신뢰성을 상실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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