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유시첸코 후보 당선-동아
우크라 유시첸코 후보 당선-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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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4.12.28 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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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실시된 우크라이나 대선 재투표에서 야당의 빅토르 유시첸코 후보(50)가 승리했다. 중앙선관위 공식 집계 결과 99.02%의 개표가 끝난 가운데 유시첸코 후보는 52.22%를 얻어 43.99%를 얻은 여당의 빅토르 야누코비치 후보를 여유 있게 따돌렸다. 선관위는 이르면 28일 유시첸코 후보를 공식 당선자로 발표할 예정이다. 유시첸코 후보는 “우크라이나와 국민의 승리”라며 승리를 선언했다.

그러나 27일 새벽 유시첸코 후보의 승리가 알려지자 수만여 명의 시민들이 수도 키예프 중심에 있는 독립광장으로 모여들어 광장 일대가 유시첸코 후보를 상징하는 오렌지색 물결로 뒤덮였다. 이곳은 11월 22일부터 유시첸코 후보 지지자들이 부정선거 항의 시위를 시작해 결국 재투표까지 이끌어낸 시민혁명의 중심지.

유시첸코 후보는 군중들에게 “우리는 지난 14년간 독립국이었지만 오늘로 마침내 자유국가가 됐다”고 선언하자 지지자들이 환호했다. 인기 여가수 루슬라나는 오렌지 혁명을 뜻하는 15m 길이의 오렌지색 목도리를 유시첸코에게 선물했다.

그러나 반(反)유시첸코 성향의 동남부 지역은 개표 결과 예상보다 큰 표차로 진탓인지 별다른 반발을 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야누코비치측 대변인 네스토르 슈프리치는 중앙선관위에서 “(이번 선거에서) 조직적인 부정행위가 있었으며 이를 대법원에 제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재투표가 유시첸코 후보에게 유리하도록 불공정하게 치러졌다는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어 이 지역 민심의 움직임에 따라 우크라이나 정국이 다시 혼란에 빠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대통령에 당선된 유시첸코 후보는 내년 1월 중순경 새 대통령에 취임할 예정이다. 차기 총리로는 부정선거 항의 시위를 주도하며 ‘우크라이나의 잔 다르크’로 떠오른 여성 정치인 율리야 티모셴코 전 부총리와 알렉산드르 모로조 사회당수 등이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새 대통령의 앞날이 순조로운 것만은 아니다.

먼저 선거 과정에서 깊게 파인 지역간 갈등의 골을 메워야 한다. 친서방 성향의 그에게 반감을 갖고 있는 러시아와의 관계 개선도 시급하다.

국민은 중앙은행장 경력의 경제통인 유시첸코 후보의 당선으로 경제 회복을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지하경제가 차지하는 비중이 절반이 넘을 정도로 불투명한 경제 구조가 쉽게 바뀔지는 의문이다. 게다가 최근 개정된 새 헌법이 대통령의 권한을 축소하고 총리와 의회의 권한을 강화해 그가 제대로 지도력을 발휘할지 의문이다.

키예프=김기현 특파원 kimki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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