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첸의 고독한 늑대 "바슬란 학교 인질사태 또 일어날 것" 선언
체첸의 고독한 늑대 "바슬란 학교 인질사태 또 일어날 것" 선언
  • 운영자
  • buyrussia@buyrussia21.com
  • 승인 2005.02.04 08:5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가슴이 아프지만 우리는 다시 같은 일을 할 수 밖에 없다. 우리는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암묵적으로 지지하는 모든 민간인을 적으로 간주한다."

지난해 9월 330명이 사망하는 유혈참사로 끝났던 북오세티야 베슬란의 `학교 인질 사건'을 배후 조종한 체첸 반군 지도자 샤밀 바사예프(40)가 마침내 입을 열었다. 러시아군에 의해 '고독한 늑대'라는 별칭을 얻은 바샤에프는 바슬란 인질극 이후 처음으로 서방 언론과 가진 인터뷰에서 330명의 희생자 가운데 절반이 어린이였다는 사실에 가책을 느끼지만 러시아의 압제에 저항하기 위해 추가로 유사한 사건을 벌일 계획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의 체첸 점령이 계속되는 한 싸움을 중단할 수 없다. 바슬란 학교 인질극이 유혈참극으로 끝난 것은 러시아군 때문이었다"고 책임을 돌렸다.

1천만달러의 현상금이 걸려 있는 바사예프는 자신이 주도한 수많은 공격에 대해 책임을 지고 법정에 설 준비가 돼 있지만 러시아 정부와 전쟁을 벌이고 러시아 민간인들을 살해한 사실에 대해서는 한 점의 후회도 없다고 밝혔다.

바사예프의 인터뷰는 영국 민영방송 `채널4'가 중개인을 내세워 수개월간 협상을 벌인 결과다. 체첸 남부 산악지대의 비밀 은신처에서 촬영된 비디오 테이프는 아랍 기자를 통해 방송국에 전달됐다.

바사예프는 이번 인터뷰에서 처음에는 모스크바와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동시에 2개의 학교를 점령하는 계획을 세웠지만 자금이 모자라 북오세티야를 목표로 삼게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북오세티야에는 러시아군 기지가 있고 따라서 체첸에서 러시아군이 자행한 만행은 북오세티야 주민들의 암묵적 동의 아래 일어난 것이기 때문에 주민들도 책임을 면할 수 없다는 논리를 폈다.

바사예프는 러시아 지도자들에게 체첸에서 벌이고 있는 학살을 중단할 수 있는 계기를 주려고 바슬란 학교 인질 사건을 벌였지만 "러시아 지도부가 무력진압을 선택할 것이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대량의 인명피해가 난 원인으로 지목된 학교 체육관 천장 붕괴는 반군들이 설치한 폭탄 폭발이 아니라 러시아 진압군이 투척한 섬광탄의 충격 때문에 일어났다고 그는 주장했다.

턱수염을 길게 기른 이 반군 지도자는 "알라 이외에 다른 신은 없다. 무하마드는 그의 예언자"라는 문구가 쓰인 현수막 앞에 앉아 체첸인들이 수단을 가리지 않는 전쟁을 벌일 수밖에 없는 이유에 대해 열변을 토했다. `테러 반대'(Anti-Terror)라는 흰색 글씨가 쓰인 검은 색 티셔츠를 입은 그는 "내 조국에서 엄청난 학살이 진행되고 있다"며 진짜 테러범은 자신이 아니라 푸틴"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베슬란 학교 인질 사건과 관련해 바샤예프는 "우리는 더 많은 베슬란 형태의 공격을 계획하고 있다. 이유는 우리가 그렇게 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