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루지야는 그리 큰 국가는 아니지만 스탈린의 고향이고, 따뜻한 흑해연안에서 지정학적으로 중요한 나라라 러시아든 서방이든 신경을 쓰고 있는 곳입니다. 러시아로서는 체첸과 인접하고 있기 때문에 더욱 신경이 쓰이는 곳인데, 장미혁명으로 친 서방 정권이 들어서서 전전긍긍하고 있습니다.
이제 그루지야에 사카슈빌리 정권이 들어선지 1년이 넘어가고 있는데 이때를 맞아 한국특파원으로 대통령을 만났다는 건 의미가 있습니다.
그 기사를 퍼옵니다.
2003년 11월 국민행동당 당수로 민주화 혁명을 주도, 옛 소련의 외무장관 출신인 셰바르드나제 전 대통령의 독재체제를 종식시키고 작년 1월 대통령으로 당선된 미하일 사카슈빌리 대통령(37)이 취임 1년을 넘겼다. 옛 소연방국 중 가장 먼저 민주화혁명에 성공한 그루지야의 사카슈빌리 대통령을 만났다.
-대통령을 비롯한 각 부처 장관들이 대부분 30대로 행정 경험이 적다는 지적이 있던데.
“20대 후반 30대 관료들을 적극 등용해 활력을 불어 넣고 있다. 국가 정책을 입안하면서 젊은 세대의 참신한 아이디어를 도입하는 등 도움이 된다.”
-정책 우선 순위를 어디에 두고 있나.
“부정부패 척결 및 개혁, 자치공화국 통합을 통한 그루지야의 일체성 회복을 국정목표로 설정하고 추진해왔다. 셰바르드나제 전 대통령이 유지해왔던 기존 정치·경제시스템을 송두리째 바꿨다. 사회주의 잔재 청산작업과 탈세방지 및 투자유치에 전념해왔다.”
-그루지야는 카스피해와 흑해를 잇는 송유관과 가스관이 지나가는 중요 전략지역인데.
“송유관과 가스관은 그루지야의 주 수입원이다. 현재 바쿠~트빌리시~세이한(BTC)에 이르는 총연장 1760㎞의 세계 최장의 송유관 건설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러시아는 사업에 배제됐고 송유관도 러시아를 통과하지 않아 러시아측이 상당히 부담을 느끼고 있다.”
-카프카스 지역도 에너지확보를 둘러싼 미국과 러시아 간 힘의 대결장이 된 지 오래다.
“미국과는 관계 개선을 통해 경제재건에 필요한 경제 원조를 확보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다만 러시아의 영향력을 축소하기 위한 외교적 노력을 하고 있지만 러측과도 전통적인 우호 관계를 유지하려 하고 있다.”
-그루지야 국경지역 체첸반군 문제를 두고 러시아와 심각한 갈등을 보이고 있는데.
“그루지야가 체첸반군의 무기 거래를 허용하고 있다고 주장하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 체첸반군 기지도 그루지야 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국제사회에 알릴 작정이다.”
-그루지야에 주둔하고 있는 러시아군 철군 문제는.
“러시아군은 현재 그루지야 남부 아할칼라이와 남서부 아자리야 자치공화국 내 바투미에 약 5000명이 상주하고 있다. 그루지야 의회는 최근 러시아측에 2006년 1월 1일까지 군기지 폐쇄를 촉구한다는 내용의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한국 방문 계획은.
“한국을 개인적으로 잘 알고 한국과 인연도 많다. 콜롬비아 대학 다닐 때부터 친한 한국인 친구가 있었다. 한국의 경제 성장 모델을 연구하고 있다. 기회가 되면 한국을 방문하고 싶다.”
(트빌리시(그루지야)=정병선특파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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