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들이 지프로 시베리아를 횡단한다는데...
국회의원들이 지프로 시베리아를 횡단한다는데...
  • 이진희
  • jinhlee@hk.co.kr
  • 승인 2005.03.26 11: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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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러시아 국회의원들이 광복 60주년을 맞아 한반도와 시베리아를 횡단하는 ‘지프 랠리’에 나선다고 한다. 지프 랠리라면 노선을 잘 정해야 한다. 얼마전에 시베리아를 횡단하는 도로의 상당부분을 완성했다는 소식을 들은 적이 있지만, 겨울이 아닌 철에 정상적으로 시베리아를 횡단하는 도로는 없다. 실크로드처럼 러시아가 아니라 중국 중앙아시아를 횡단하면 모를까, 정상적인 시베리아는 땅과 얼음이 녹은 여름철에는 횡단이 불가능하다. 늪과 강물, 개천이 길을 막고 있기 때문이다. 시베리아 횡단철로는 철교로 이어지지만 도로는 다리를 놓아야하는데 아직 완성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시베리아 횡단을 하겠다는 그게 가능한지 의심스럽다.

국회 연구모임인 ‘한민족평화네트워크’의 열린우리당 이화영 의원과 한나라당 박계동 의원은 25일 “남북한과 러시아 국회의원이 지프 25대를 운전해 한반도를 횡단한 뒤 러시아 모스크바까지 가는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모임 24명의 의원이 참여할 뜻을 밝혔다고 한다. 러시아측에서는 고려인 장 류보미르 의원 등 5명이 동참한다고 한다.

그러나 앞서 말한 것처럼 랠리단이 오는 7월말 부산을 출발, 서울·평양·원산을 거쳐 대륙으로 넘어가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를 경유해 모스크바까지 가는 게 가능한지 의심스럽다. 전통적으로 육로로 시베리아를 횡단하는 것은 땅이 얼어붙은 겨울철 뿐이다. 늪도 개천도 하천도 다 얼어붙어 그냥 지나가기만 하면되기 때문이다.

랠리단은 역시 정치인답게 북한에도 민화협을 통해 최고인민회의에 동참을 요청해 놓은 상태라고 한다. 답변이 4월말까지 최종 확답을 받을 예정이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시베리아 철로를 따라 가는 이동 경로라고 하는데... 그게 가능할지..

이같은 행사는 평화네트워크 의원들이 이달 초 러시아 사할린을 방문했다가 아이디어를 내놨다. 한때 택시기사로 관심을 모았던 박계동 의원은 “장 르보미르 의원이 저처럼 택시를 몰았던 경험이 있어 뜻도 잘 맞았다”고 말했는데, 장 류보미르는 우리의 국회에 해당되는 국가두마 의원을서는 유일한 의원이다.

한국과 러시아는 지난해 수교 120주년을 맞았고, 올해에는 각각 광복 60주년과 2차대전 승전 60주년이어서 더욱 의미가 깊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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