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의 러시아 발틱함대 르포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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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5.04.22 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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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군(軍)의 위상은 애매모호하다. 냉전 시절 미국과 더불어 세계 최강의 군사력으로 동서 진영을 갈랐지만 소련 와해 이후 군의 사기는 크게 약화됐다.

전략 핵(核)잠수함을 통제하는 해군은 지난 2000년 쿠르스크호 침몰 이후 위기를 맞았다. 러시아 국방부의 허가를 받아 국내 언론사로는 처음으로 돌아본 발트함대는 위기에서 벗어나려는 부활의 몸부림을 하고 있었다.

◆발트 함대사령부=발트함대사령부가 위치한 칼리닌그라드는 러시아 역외(域外) 유럽대륙의 서쪽 끝에 있다. 모스크바에서는 약 1200㎞ 떨어져 있다.

발트해 함대의 위용이 드러난 곳은 발티스크 군항 도로 표지판을 지나면서였다. 완전무장한 해군의 삼엄한 경비와 함께 비밀스런 군항의 모습이 드러났다. 발트함대의 주력함정인 ‘나스토이치브이’호를 비롯 20여척의 함정이 정박해 있었다. 나스토이치브이호는 함대공 미사일과 유도미사일을 장착한 최정예 함대로 지난 93년 진수된 뒤 12년째 발트해 해상을 경계하며 통제하고 있다.

◆발트함대의 기동=오전8시 강력한 바닷바람에 부는 가운데 함정에서는 요란한 나팔소리와 사이렌 소리가 동시에 울려퍼졌다. 함정 기 게양식이 거행됐다. 수병들이 일렬로 집합해 정렬하자마자 장교들이 주축이 돼 사열을 마쳤고 몇 분 후에는 세르게이 핀축 함장이 모습을 보였다. 장교1명이 사열 이상무를 보고하자 함장은 깃발 게양 명령을 내렸다. 제정러시아 시대부터 해군의 상징으로 이어져온 흰색기에 파란색 X자 모양의 해군기가 게양됐다.

함장이 함정 무기 탑재 시설 점검 명령을 내리자 함정 머리에서 비밀스럽게 감춰졌던 로켓포가 위용을 드러냈고 대공포가 270도 이상으로 기동을 시작했다. 마치 전방에 적이라도 나타나 이를 공격하기 위한 전시 상황과도 같았다. 발트함대는 북해 함대와 더불어 러시아 4개 함대 중 유럽지역을 작전 대상으로 하고 있다.

◆자구책 마련하는 러시아 해군

러시아는 낙후된 기종의 핵잠수함을 대체하기 위해 수척의 핵잠함을 건조하고 있다. 이들은 내년에 진수식을 갖고 함대에 배치될 예정이다. 현재 발트해 정박해 있는 함정들도 대부분 성능개량 중이다.

발류예프 함대사령관은 “기존 러시아해군은 재래식수상함이 위주였지만 최근에는 대공 대잠전을 병행할 수 있는 다목적 수상함 특성을 갖추기 위해 추가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발트해 함대는 다목적수상함을 전진 배치시켜 연안작전용으로 활용해 핵잠함으로 바깥 영해 단속을 하고 다목적수상함으로 연안주변을 경계하려는 목표를 정해두고 있다.

러시아 해군은 미국의 MD를 뚫을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 ‘블라바-M’ 미사일을 탑재시켜 해상에서 전투력을 강화하려고 전력투구하고 있다. “이 미사일 시스템이 구축되면 지상의 ‘토폴-M’미사일과 더불어 육상과 해상에서 가장 강력한 미사일 시스템을 구축하게 될 것”이라고 군관계자는 말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지난 2003년 10월 전군지휘관회의에서 ‘선제 핵공격 전략’을 공개적으로 거론했고, “지난해에는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미사일을 보유 중”이라고 밝혀 미국과 유럽을 긴장시켰다.

(발티스크(발트함대 모항)=정병선특파원 [ bschung.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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