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스크바는 지금 2% 부족한 축제 한마당
모스크바는 지금 2% 부족한 축제 한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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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5.05.09 0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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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전 60주년 기념 광고탑


러시아 승전 60주년 기념행사를 하루 앞둔 8일 모스크바 시내에서 러시아 경찰들이 삼엄한 경계를 서고 있다

모스크바는 승전기념 60주년을 맞아 온통 축제 분위기로 들끓고 있다. 시내 곳곳엔 승전을 기념하는 대형 포스트가 나붙고 붉은색과 주황색 축하 깃발이 펄럭이고 있다. 그러나 러시아식 축제 한마당은 역시 2%가 부족하다. 워낙 많은 정상들이 참석하고, 체첸반군의 테러위협이 있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너무 많은 경찰(우리 식으로 이야기 하면 전경)이 깔렸다. 가는 곳곳마다 경찰천지다. 경찰반 시민반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마치 5공시절 곧 시위를 앞둔 서울 도심 표정 같다. 시내 주요 도로의 차량통행이 통제되고 통행증이 없는 일반인들은 아예 도심 진입이 금지됐다.

이 모든 것은 러시아가 이번 축제를 아무런 사고없이 잘 치러내겠다는 준비의 일환임을 부인하기는 어렵다. 아무리 준비가 잘 되더라도 도심 한복판에서 폭탄이라도 하나 터지면 그걸로 축제는 끝이다.

날씨도 문제다. 모스크바의 하늘은 아직 쨍쨍한 햇살을 기대하기 어려운 시즌, 푸른 초목을 압축성장시키기 위한 자연의 노력으로 비구름이 많다. 러시아 정부는 축제가 펼쳐지는 7~9일 사흘 동안 맑은 날씨를 유지하기 위해 항공기들을 동원, 하늘에 특수 화학 물질을 살포하는 비구름 제거 작전까지 펼치고 있다.

체첸 반군 등의 테러에 대비한 보안조치도 철통같이 이루어지고 있다. 모스크바 전역에서 4만여 명의 경찰과 군인이 삼엄한 경비를 펼치는 동시에 전투기 20여 대가 모스크바 주변 상공을 초계비행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이 외국 정상 50여명을 초청하고 모스크바를 온통 축제 한마당으로 만든 것은 '강한 러시아'의 부활을 대내외에 과시하려는 의도가 크다. 푸틴의 러시아가 소련 붕괴와 개혁 과정의 혼란을 극복하고 소련 시절 강대국의 지위를 되찾아 가고 있음을 널리 알리겠다는 것이다.

또 승전국과 패전국의 지도자들을 모두 초청, 화해의 무대를 만듦으로써 국제질서와 세계평화 유지에 애쓰는 러시아의 이미지를 부각시키려는 계산도 깔려 있다.

동서냉전 탓에 지금까지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2차대전에서 러시아의 역할을 널리 선전하려는 의도도 숨어 있다. 소련은 독일과의 전쟁에서 약 2700만 명이 목숨을 잃었다. 프랑스가 54만, 영국이 40만, 미국이 30만 명 정도의 인명 손실을 입은 것과 비교하면 엄청난 희생이다. 독일군에 맞선 소련군의 성공적 항전은 2차대전을 연합국의 승리로 이끈 주요 원인이 됐다고 러시아는 믿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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