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르키스 새 대통령 바키예프-러시아쪽으로 노선 바뀔 듯
키르키스 새 대통령 바키예프-러시아쪽으로 노선 바뀔 듯
  • 운영자
  • buyrussia@buyrussia21.com
  • 승인 2005.07.12 21:3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중앙아시아의 키르기스스탄에서 10일 치러진 대통령 조기선거에서 쿠르만베크 바키예프(56) 대통령 직무대행이 승리한 것으로 잠정 확인됐다. 키르기스스탄 대선은 지난 3월 14년간의 장기통치 끝에 시민혁명('레몬혁명')으로 쫓겨난 아스카르 아카예프 전 대통령을 대신할 새 대통령을 뽑기 위한 것이다.

바키예프 후보는 이날 88% 이상의 높은 득표율(98% 개표 결과)로 사실상 대통령 당선이 확정됐다. 바키예프는 레몬혁명을 성공시킨 주역이다.

그의 대통령 취임과 함께 지금까지 러시아와 미국 사이에서 균형외교를 추구해 온 키르기스스탄의 대외정책에 변화가 생길 것으로 예상된다. 키르기스스탄은 2001년 9.11테러 사태 이후 아프가니스탄을 상대로 테러작전을 시작한 미군에 수도 비슈케크 인근의 마나스 공군기지를 양도하는 등 미국과 긴밀한 유대관계를 맺어 왔다.

그러나 바키예프의 당선은 대외정책이 친러시아 쪽으로 기우는 전기가 될 전망이다. 앞서 시민혁명을 이끈 그루지야의 미하일 사카슈빌리, 우크라이나의 빅토르 유셴코 등이 대통령 당선 이후 친서방 노선을 노골화한 것과는 사뭇 다른 양상이다.

최근 중앙아시아에서 번지고 있는 '반미(反美)' 분위기가 키르기스스탄의 대외정책 변화를 부추기고 있다.

지난 5일 카자흐스탄의 수도 아스타나에서 회동한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들은 "아프가니스탄 테러 작전이 종료 단계에 이른 만큼 미국이 중앙아시아 지역 주둔 미군의 철수 시한을 밝혀야 할 것"이라고 요구했다. 2001년 중국과 러시아가 주도해 만든 지역안보협력기구인 SCO에는 카자흐스탄. 타지키스탄. 키르기스스탄. 우즈베키스탄 등 중앙아 4개국이 참가하고 있다.

바키예프는 아카예프 전 대통령에 의해 2001년 총리에 임명됐지만 이듬해 사임하고 야당의 길을 걸었다. 아카예프가 시민혁명에 따라 하야한 뒤 대통령 권한대행 겸 총리로서 뒷수습을 해 왔다. 지난 5월 유력한 대선 경쟁자였던 펠릭스 쿨로프 내무장관에게 총리직을 약속함으로써 대선 출마를 저지한 것이 대선의 결정적 승인이 됐다. 러시아인 아내 타티야나와 두 아들이 있다.

모스크바=유철종 특파원 cjyou@joongang.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