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정부 아브라모비치의 시브네프티 사들여 국유화한다고?
러 정부 아브라모비치의 시브네프티 사들여 국유화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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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5.08.02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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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정부가 에너지 산업을 다시 국유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세계 원자재 부족을 틈타 풍부한 자원을 독점한 뒤 경제 발전의 토대로 삼겠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국가 통제 강화는 되레 에너지 산업의 생산성 하락을 불러 러시아 경제를 더 위축시킬 것이란 우려도 잇따르고 있다.

러시아와 서방 언론들은 지난달 26일 "러시아 최대 국영 가스회사인 '가스프롬'이 서방은행들로부터 120억 달러(약 12조원)의 차관을 들여오기 위한 협상을 하고 있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가스프롬은 이 돈으로 러시아 최고 재벌 로만 아브라모비치가 소유한 민간 석유기업 '시브네프티'를 사들이려 한다는 해석이 나왔다. 가스프롬이 시브네프티의 지분 72%를 사고 나머지 지분은 국영 석유기업인 '로스네프티'가 인수한다는 것이다. 가스프롬 주식의 39.4%를 정부가 갖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러시아 5위의 석유기업 시브네프티가 거의 국유화되는 셈이다.

러시아 정부는 지난해 말에도 당시 러시아 최대 민간 석유기업이던 '유코스'의 최대 자회사 '유간스크네프테가스'를 사들였다. 가스프롬이 시브네프티를 인수하면 러시아 전체 석유 산업의 30% 이상이 사실상 국유화된다. 연 매출액만 500억 달러에 이르는 규모다.

일부 전문가는 국유화 행진이 여기서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가스프롬이 또 다른 민간 석유기업 '수르구트네프테가스'를 사들이고, '사마라네프테가스' '톰스크네프티' 등 유코스의 나머지 자회사도 국영기업 로스네프티가 순차적으로 삼킬 것이란 관측이다.

이 같은 전망은 에너지 수출로 얻는 이익을 정부가 확보해 경제 발전을 위한 자금줄로 삼아야 한다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의중을 반영한 것이다.

푸틴 대통령은 연방보안국(FSB) 국장 시절인 1998년 발표한 자신의 박사학위 논문에서 "전체 사회의 이익을 위해 국가가 천연자원의 개발과 이용과정을 통제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그러나 정부 통제는 곧바로 생산성 하락으로 이어진 경우가 많다. 국제신용평가 기관인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는 지난 6월 "러시아 정부나 관료들이 국영기업에 대한 영향력을 정치적.개인적 목적으로 이용하면서 기업 경영원칙을 무시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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