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대통령 더 하고 싶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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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5.08.04 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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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더 하고 싶지만, 헌법 때문에….”

2008년 두 번째 임기가 끝난 이후 집권 연장 여부가 관심거리인 블라디미르 푸틴(52) 러시아 대통령이 “대통령 자리에 미련이 있다”며 처음으로 공개석상에서 3선 의사를 넌지시 표현했다.

핀란드를 방문 중인 푸틴 대통령은 1일 타르야 할로넨 핀란드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마친 후 기자회견에서 독일 기자의 질문을 받고 “(대통령 직에) 머물고 싶지만 헌법이 허용하지 않는다”고 대답했다.

러시아 헌법은 대통령의 3선 연임을 금지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의 발언은 즉각 다양한 해석을 불러일으켰다.

먼저 ‘헌법만 고치겠다는 뜻이냐’는 의문. 그러나 푸틴 대통령은 곧바로 “지금 러시아에는 현행 헌법이 지켜주고 있는 국가의 안정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해 개헌 가능성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태도를 보였다.

기자들이 계속 술렁거리자 푸틴 대통령은 이날 취재진을 향해서는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입조심을 하는 걸까. “2008년까지는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았다”며 얼버무렸다.

러시아 언론들은 푸틴 대통령이 일단 2008년에 물러나 ‘믿을 만한 대리인’을 잠시 내세웠다가 2012년 대통령 선거를 통해 권력에 복귀하려는 구상을 갖고 있는 것이 아니냐고 조심스레 점치고 있다.

2008년이 돼도 50대 중반인 데다가 최근 인기가 떨어졌다지만 여전히 60%대의 지지를 받고 있는 푸틴 대통령이 권력을 스스로 내놓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다.

평소 단호한 언행의 푸틴 대통령이 자신이 거취에 대해서만은 애매한 화법을 쓰면서 속마음을 밝히지 않자 속이 타는 것은 2008년을 노리는 차기 대권주자들.

현재 잠재적 후계자로 집권세력에서는 푸틴 대통령의 절친한 친구인 세르게이 이바노프 국방장관이, 야당 측에서는 경제 전문가인 미하일 카샤노프 전 총리가 꼽히고 있다.

모스크바=김기현 특파원 kimki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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