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한 게임이 시작됐다" 중국이 카자흐 석유회사 먹었으니...
"거대한 게임이 시작됐다" 중국이 카자흐 석유회사 먹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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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5.08.24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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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한 게임(Great Game)’이 재개됐다.”

중국 최대의 석유기업 중국석유천연가스집단(CNPC)이 22일 카자흐스탄의 페트로카자흐스탄(PK)을 41억8000만 달러(약 4조2745억 원)에 매입하자 외신들이 전한 표현이다.

‘거대한 게임’은 19세기에 대영제국과 제정러시아가 중앙아시아를 놓고 벌인 각축전을 가리킨다. 다만 21세기판 거대한 게임의 주역은 미국과 중국-러시아다.

기업 대신 산업 노린다=CNPC가 지불한 PK의 주당 가격은 55달러. 캐나다에 상장된 PK의 19일 종가보다 21.1% 높다. 지금까지 중국이 인수한 해외기업 중 가장 비싸다. 하지만 PK가 확보한 원유는 3억9000만 배럴에 불과하다.

PK 인수로 CNPC의 산유량은 2% 늘어날 뿐이라고 파이낸셜 타임스는 23일 전했다. 8월 초 중국석유해양총공사(CNOOC)가 인수하려다 실패한 미국 유노칼의 보유량은 17억5400만 배럴에 이른다. 이 때문에 중국의 노림수가 다른 곳에 있다고 타임스는 지적했다.

CNPC는 이번에 PK가 가진 석유 탐사 및 시추권도 확보했다. 카자흐스탄은 ‘중앙아시아의 쿠웨이트’로 불리는 산유국이다. 매장량이 미국보다 35% 더 많은 것으로 추정된다. 이번 인수로 카자흐스탄∼중국의 송유관 건설에도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각축전 본격화=카자흐스탄에는 국가가 원유를 우선 매입할 수 있는 법률이 있다. PK에 미치는 카자흐스탄 당국의 입김도 상당하다.

이런 상황에서 CNPC의 운신 폭을 넓혀주기 위해 중국 당국이 발 벗고 나섰다.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은 7월 누르술탄 나자르바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과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맺고 철도 건설과 무역 협정에 합의했다. 이를 두고 현지에서는 ‘처음에는 투자, 다음에는 압력, 그 다음에는 군 병력이 들어온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또 러시아는 상하이협력기구(SCO)를 활용해 카자흐스탄을 비롯한 과거 위성국가들의 이탈을 막으면서 중국의 진입을 은근히 지원하는 양상이다.

미국도 카자흐스탄 석유에 이해관계가 있다. 미국 석유기업들은 카스피해 연안의 카자흐스탄 서부 유전지대에 지금까지 80억 달러(약 8조 원) 넘게 투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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