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대통령의 말솜씨
푸틴 대통령의 말솜씨
  • 운영자
  • buyrussia@buyrussia21.com
  • 승인 2005.08.31 09:1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화끈하다. 음침한 표정과는 달리 말도 잘 한다.

29일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이탈리아 총리와 소치에서 정상회담을 가졌는데 독일의 유엔 안보리 진출을 둘러싸고 신경전을 벌었다. 그 것은 공식기자회견에서도 나타났는데, 푸틴은 `마초스타일'로 넘겼다. 그는 독일의 안보리 진출을 지지한다는 발언을 했고 이에 독일의 진출에 반대해온 베를루스코니 총리가 불편한 심경을 내비치자 "우리는 여자가 아니다"라며 어색한 분위기를 타개해갔다. 남자 대(對) 남자로서 한 말들을 가지고 서로 불편하게 하지 말자는 것이다. 특히 푸틴 대통령으로서는 베를루스코니 총리가 모욕감을 크게 발설하지 않고 감내해준데 대해 감사의 뜻을 담았다고 언론은 평가했다.

푸틴 대통령은 또 자신의 조랑말을 베를루스코니 총리와 함께 기자들에게 공개하는 자리에서도 말솜씨를 과시했다. 푸틴은 지난 27일 카잔 독립국가연합(CIS) 정상회의를 끝낸 뒤 각국 정상 및 주지사들과 경마대회에 참가해 총 4번의 베팅을 걸었고 이중 2번을 우승마에게 베팅함으로써 상품으로 조랑말을 선물로 받았다. 이름은 '바딕'으로 붙였는데 그 말을 소치로 데려와 베를루스코니 총리와 함께 돌보는 장면에서 기자들이 베팅 상품이라는 것을 상기시키며 '조랑말을 위한 경마도 실시할 겁니까?'라고 묻자 "우린 그걸 시행할 겁니다. 바퀴벌레를 이용한 도박 경주도 있는데요"라고 대답했다.

경주마보다 작은 조랑말이지만 바퀴벌레 보다는 큰 만큼 조랑말을 이용한 도박경주를 하지 말라는 법은 없다는 것이다. 푸틴 대통령은 자신의 애견인 '코니'가 바딕과 아주 잘 지낸다면서 모스크바에 데려갈 것이라고 밝혔다. 코니처럼 크렘린에서 키울 것인가를 묻자 "거기는 안되고 (별장인) 노보-오가료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기자들은 또 푸틴 대통령이 소장한 1956년형 흰색 볼가 세단을 베를루스코니 총리에게 보여줬냐고 묻자 그는 "깜빡 잊었다. 하지만 기자분들이 상기시켜줘서 고맙다. 그에게도 보여줘야겠다"고 답했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5월 8일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과 노보-오가료보 별장 회동에서 자신이 아끼는 볼가 승용차를 부시 대통령과 함께 타면서 전세계에 애차(愛車)를 공개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