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오렌지 혁명 내각' 해산 그 후
우크라 '오렌지 혁명 내각' 해산 그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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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5.09.11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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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토르 유셴코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8일 최측근들의 부패혐의가 잇따르자 내각을 해산했다. 이에 따라 ‘오렌지 혁명’을 이끈 여걸로 인정받으며 지난 2월 취임한 율리아 티모셴코 총리는 7개월 만에 불명예 퇴진을 하게 됐다.

유셴코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검찰총장과 국가보안국장을 제외한 각료 전원을 해임하는 결정을 내렸으며, 총리 대행으로 유리 예하누로프 드네프로페트로프스크 주지사를 임명한다고 밝혔다.

유셴코는 “내각의 반목으로 인해 정부 운영이 어려움을 겪는 데 따라 이같은 조치를 내렸다”고 설명하면서 티모셴코 총리의 대중영합주의(포퓰리즘)적 행적에 대해 비난수위를 높였다.

우크라이나는 최근 내각 관료들의 부패스캔들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등 혁명의 기반이 흔들리는 조짐을 보여왔다.

지난 3일 유셴코의 ‘오렌지 혁명’ 동지인 알렉산드르 진첸코 전 행정실장이 표트르 포로셴코 국가안보위원회 서기 등 고위 관료들의 축재와 반(反)혁명 분위기를 경고하며 사임했다. 8일에는 미콜라 토멘코 부총리도 사표를 던졌다. 그는 “부패시스템을 만들어낸 이들과 함께 일할 수 없다”고 현 정부를 강력하게 비난했다. 포로셴코 서기는 혐의를 부인하다가 비판 압력에 밀려 8일 오후 사직서를 제출했다.

AFP통신은 우크라이나의 정치위기가 티모셴코 총리와 포로셴코 서기 간의 권력다툼에서 비롯됐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오렌지 혁명으로 주요 공직에 발탁된 이들은 주도권을 두고 잡음을 일으켜 왔으며, 유셴코는 혁명의 퇴색을 막기 위해 내각 해산이라는 초강수를 뒀다는 것이다.

티모셴코 총리가 해임됨에 따라 유셴코는 내년 총선에서 티모셴코와 경쟁관계에 놓일 전망이다.

친서방 성향의 유셴코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대규모 국민시위를 통해 부패한 친러시아계 정권을 몰아내고 대선에서 승리, 집권했다.

그는 정경유착 등 우크라이나의 부패한 경제구조를 개혁하겠다고 공약해 왔으나, 내각의 잇단 잡음으로 인해 정권의 도덕성에 흠집을 입게 됐다. 우크라이나는 2003년 그루지야의 ‘장미혁명’ 등과 함께 구소련권 국가들의 민주화 및 친서방화의 견인차 역할을 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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