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쌀한 날씨에 다시 움직이기 시작하는 체첸 반군
쌀쌀한 날씨에 다시 움직이기 시작하는 체첸 반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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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5.10.14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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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현지시간) 러시아 남부 날치크에서 한 러시아 보안군이 한 주검 옆에 서 있다. 이날 소규모 체첸 반군이 날치크의 러시아 군경 건물들에 대한 대대적인 공격을 감행, 반군측과 러시아측 군인과 경찰, 주민들을 포함해 수십 명이 사망했다. 이 사건으로 불안한 카프카스 지역을 완전히 장악했다는 러시아 지도부의 주장이 무색해지게 됐다. 푸틴 대통령은 반군들이 이 도시를 절대 빠져나가지 못하게 하고, 저항하는 반군은 모두 사살하라고 명령했다.




날씨가 쌀쌀해지면서 체첸반군들의 움직임이 활발해졌다. 정확한 분석은 아니지만 체첸반군은 대체로 여름보다는 겨울을 주로 공격시점으로 삼아왔다. 아마도 여름에 공격할 경우, 휴양지 혹은 다차에서 쉬고 있는 주민들로부터 반감을 사고, 여론이 악화되는 것을 우려한 탓인지 모른다.

러시아 남부 카바르디노 발카리야 자치공화국의 수도 날치크에서 13일 체첸반군 군대가 러시아 경찰과 군 건물, 공항 등에 대대적인 공격을 감행, 적어도 63명이 죽고 84명이 다쳤다고 AP 통신이 보도했다. 반군 50여명이 사살되고 경찰 10여명과 민간인 3명이 희생됐으며 84명이 부상했다고 집계했다.

이날 60명에서 300명으로 추정되는 체첸반군은 날치크 외곽 별장지역인 ‘벨라야 레츠카’에 잠입한 뒤 경찰서 3곳과 공항, 내무부 청사, 연방 보안군 건물 등을 공격했다.

익명의 제보를 받은 현지 경찰은 벨라야 레츠카에서 10명의 반군을 사살했지만 이후 동시다발적으로 관공서들이 공격당하자 이를 방어하기 위해 중화기와 기관총 등을 동원해 맞섰다.

또 수업을 받던 학생들은 급히 학교를 떠나 인근 경찰서 등 안전한 곳으로 피신했으며 학부모들은 아이들 안위가 걱정돼 총탄과 포탄이 빗발치는 거리를 뚫고 학교 근처에 모여드는 등 전쟁터를 방불케 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반군들은 공항까지 점거하려 했으나 보안군의 반격에 밀려 뜻을 이루지 못했다. 이타르타스 통신은 반군이 10개의 기동대로 나뉘어 대여섯개의 전략 지점에 공격을 감행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러시아 남부 특사인 드미트리 코작은 반군들이 경찰서에서 인질을 붙잡고 있다고 밝혔으나 공화국 내무부 대변인은 경찰과 반군이 이 건물에서 교전하고 있을 뿐 인질은 억류돼 있지 않다고 부인했다.

이번 공격은 지난해 6월 체첸 반군이 잉구세티야 공화국의 나즈란 경찰 건물을 공격해 경관 등 92명이 희생된 사건과 매우 비슷하다고 통신은 전했다.

푸틴 대통령은 즉각 인구 23만 5000명의 날치크를 완전 봉쇄한 뒤 무장세력을 색출하고 만약 저항하면 모두 사살하라고 지시했다.

카바르디노 발카리야 자치공화국은 카프카스 산맥에 있는 이슬람 지역으로, 지난해 9월 체첸 반군이 학교에서 1000여명의 인질을 붙잡고 군과 대치하다 330명이 숨진 북오세티야 공화국의 베슬란에서 북서쪽으로 96㎞밖에 떨어지지 않은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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