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8명의 의원을 뽑는 이번 총선은 1997년 이후 8년 만에 실시됐다. 총선일에는 반군들의 기습 테러와 유혈사태에 대비해 체첸 전역에 2만4000여명의 병력이 배치돼, 유혈 충돌은 없었다.
그러나 이번 총선을 계기로 ‘체첸 내전은 종식됐다’는 이미지를 전하려는 러시아 정부의 의도대로, 체첸 내 평화가 정착될지 여부는 극히 불투명하다. 유혈 참극을 주도해 온 체첸 반군 세력은 이번 선거를 “불법 선거”로 거부하기 때문이다. 체첸의 완전 독립을 주장하는 반군 세력은 운영 중인 인터넷 사이트(www.kavkazcenter.com)를 통해 “총선으로 평화가 달성되리라는 것은 환상이며, 체첸 정부군에 끝까지 저항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반군 세력도 지난 5월 2차대전 승전기념일을 앞두고 실시된 러시아군의 대대적인 반군 소탕 작전으로 막대한 타격을 입었고, 지난 3월 아슬란 마스하도프 반군 대통령마저 살해돼 매우 위축된 상태다.
체첸은 지난 1994년 러시아로부터 독립을 선포한 뒤, 러시아와 10년간 내전을 치렀다. 러시아 정부는 2000년 체첸 수도 그로즈니를 점령한 뒤, 내무군을 중심으로 치안을 유지해왔으며, 친(親)러시아계의 자치 정부를 세워 압력을 행사해 왔다.
전문가들은 “새로 구성될 체첸 의회는 수천 명의 사병(私兵)을 두고 있는 람잔 카디로프 부총리의 손아귀에서 놀아날 것”이라고 우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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