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트럼프, 펜스 정 부통령의 대러 메시지는 분명 "조금만 바꿔달라, 그러면.."
미국의 트럼프, 펜스 정 부통령의 대러 메시지는 분명 "조금만 바꿔달라, 그러면.."
  • 이진희
  • jhnews@naver.com
  • 승인 2017.02.06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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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대한 트럼프 미 대통령의 감싸기는 계속된다. 감싸기 수준을 넘어선 느낌이 들기도 한다. 서로 필이 통한다고 해야 하나?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4일 폭스뉴스 진행자 빌 오라일리와 한 인터뷰에서 푸틴 대통령이 '살인자'임에도 존경하겠느냐는 질문에 "푸틴을 존경한다"고 답했다.  "우리도 살인자가 수도 없이 많다"며 "우리나라는 그렇게 결백하다고 생각하느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사회자의 이 질문은 지난 1992년 이후 러시아에서 36명의 언론인이 살해됐고, 푸틴이 처음 대통령이 된 2000년 이후에도 23명의 언론인이 목숨을 잃는 등 푸틴이 책임져야 할 살인이 많다는 평가에 대한 것이었다. 특히 체첸에서 저질러진 러시아 정부군의 인권 유린 사건을 폭로한 여기자 안나 폴리트코프스카야는 크렘린의 미움을 받아 2006년 살해됐다는 설이 유력하다. 

하지만 그는 "나는 수많은 사람을 존경한다. 그러나 그렇다고 그와 함께 잘 지내겠다는 뜻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또 "푸틴은 자기 나라의 지도자다. 러시아와 잘 지내는 것이 그렇지 않는 것보다 좋다는 말이다. 만약 이슬람국가(IS), 그리고 전 세계 이슬람 테러주의와의 싸움에서 러시아가 우리를 도와준다면 좋은 일"이라고 설명했다. 

마이크 펜스 미 부통령은 이날 ABC 방송인터뷰에서 러시아의 태도 변화 여부에 따라 제재완화를 검토할 수도 있다고 밝혀 주목을 끌었다. 그는 "지난 몇 주 동안 우크라이나 동부지역에서 적대적 행위가 늘어난 데 대해 매우 우려하고 있다"면서 "모든 것은 순전히 러시아의 태도변화가 있느냐 없느냐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러시아가 도발을 중단하고 글로벌 현안에 대해 적극적으로 협력하는 전향적 자세를 보이면 제재완화 문제를 검토할 수 있다는 메시지로 외신들은 해석했다.

특히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슬람국가'(IS) 격퇴전에 대한 협력의 대가로 러시아에 대한 제재를 해제할지 말지를 향후 수개월 안에 결정할 것이라는 점을 펜스 부통령이 밝힌 것"이라면서 "이번 언급은 제재완화의 문을 열어둔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와관련,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5일 러시아와 대화를 재개하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의지는 미-러 관계 개선에 대한 기대를 갖게 한다고 밝혔다. 라브로프 장관은 이날 게재된 오스트리아 잡지 '프로필'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트럼프가 대선 운동 기간과 대통령 당선 이후 해온 발언들을 유심히 지켜봤다"면서 "미-러 양국 간의 정상적 대화를 재개할 필요가 있다는 그의 발언은 양자 관계의 긍정적 진전에 일정한 기대를 갖게 한다"고 말했다. 이어 "양국 모두가 관심이 있으면 러시아와 미국은 양자 문제 해결에서 진전을 볼 수 있을 뿐 아니라 핵심 국제현안의 효율적 해결에도 일정한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유럽연합(EU)은 반대로 푸틴 대통령의 측근들에 대해 부과한 제재의 연장을 준비 중이다. 오는 3월 15일 종료될 예정이던 러시아, 우크라이나 국적자 100여 명에 대한 자산 동결과 여행금지 제재를 6개월 추가 연장할 계획이다. 

제재 대상에는 러시아 SMP은행과 인베스트캐피탈뱅크의 수장인 아카디 로텐버그, 방크 로시야 최대 주주인 유리 코발추크 등 러시아 금융계의 핵심 인사들이 포함돼 있다.
이 같은 움직임은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이 푸틴 대통령과 양국 관계 개선을 약속하고 대러 제재 완화 가능성을 시사한 가운데 나왔다. EU는 트럼프의 친 러시아 행보에 대해 거듭 우려를 표시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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