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코프스키가 말년에 쓴 오페라 '욜란타'/심청전 느낌과 비슷하다고..
차이코프스키가 말년에 쓴 오페라 '욜란타'/심청전 느낌과 비슷하다고..
  • 이진희
  • jhnews@naver.com
  • 승인 2017.02.08 08: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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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작곡가 차이코프스키의 오페라 중에 잘 알려지지 않는 작품으로는 ‘욜란타(Iolanta)’가 있다. 그가 남긴 10편의 오페라 중 마지막 작품인데, 1892년 발표됐다. 세상을 떠나기 2년 전이다.

기록에 따르면 차이코프스키가 한 묶음으로 공연할 수 있는 단막 오페라와 2막 발레 작품을 써달라는 요청을 받고 만든 작품이라고 한다. 발레 ‘호두까기 인형’과 함께 초연됐으나, 워낙 '호두까기 인형'이 인기를 끄는 바람에 러시아외에 다른 지역에서는 거의 잊혀졌다. 

이 오페라의 원작은 덴마크 소설가 헨리크 헤리츠의 작품 '르네 왕의 딸'으로, 차이코프스키의 동생인 모데스트 차이코프스키가 대본을 썼다. 한마디로 서정적인 단막극이다. 러시아식 해피엔딩이기도 하다. 소프라노 김현정은 이 작품을 한국 고전 '효녀 심청'과 비슷하다고 말한다. 장소와 배경은 다르지만, 지극한 사랑으로 눈을 뜨게 되는 과정이 마치 심 봉사를 보는 듯 하기 때문이다. 

작품의 배경은 15세기 프랑스 남부 프로방스 산악지대. 이 지역을 지배하는 르네왕의 딸 욜란타는 태어날 때부터 앞을 보지 못했다. 아버지는 욜란타에게 '그녀가 맹인'이라는 사실을 숨긴다. 자신이 맹인이라는 사실을 모른 채 궁전 안에서만 살아온 욜란타. 시종들이 매일 꽃을 가져다주고 노래를 불러주지만 그녀는 늘 무언가 부족하다고 호소한다. 자신에게 무엇이 결핍됐는지를 모르는 욜란타는 우울한 생활을 이어간다.

그러다 욜란타는 아버지의 뜻에 따라 로베르트 공작과 정략결혼을 하기로 한다. 로베르트 공작도 욜란타 공주가 맹인이라는 사실을 모르고 있다. 고심 끝에 르네 왕은 욜란타의 눈을 고쳐 주기 위해 주치의를 데려오지만, 주치의는 욜란타가 자신이 맹인이란 사실을 알아야만 치료할 수 있다고 말한다. 르네 왕은 행여 치료가 실패했을 때 욜란타가 좌절할 것을 염려해 치료를 포기한다.

로베르트 공작은 욜란타와 정혼한 사이지만 마틸다 백작부인과 사랑에 빠져있다. 로베르트는 이 사실을 친구인 보데몬에게 고백한다. 보데몬은 우연히 '비밀의 정원'에서 잠들어 있는 욜란타를 발견한다. 욜란타에게 한 눈에 반한 보데몬은 그녀가 붉은 장미와 흰장미를 구별하지 못하는 것을 보고 맹인임을 알게 된다. 보데몬은 욜란타에게 볼 수 있다는 게 어떤 축복인지 알려준다. 그 사이 두 사람은 서로 사랑에 빠진다.

르네 왕은 욜란타가 자신이 앞을 못 본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는 데 노여워한다. 보데몬은 그녀에 대한 사랑을 고백하고 장애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말한다. 주치의는 욜란타를 치료할 기회가 생겼다고 르네 왕을 설득한다. 르네 왕은 어쩔 수 없이 욜란타의 치료에 실패하면 보데몬을 처형할 것이라고 엄포를 놓는다. 욜란타는 보데몬을 잃고 싶지 않은 마음에 치료를 시작한다. 사랑의 힘으로 눈을 뜬 욜란타는 보데몬과 행복을 만끽한다는 스토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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