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주둔 미군, 러시아와 중동을 포위한다
유럽주둔 미군, 러시아와 중동을 포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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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5.12.09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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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유럽에 배치됐던 미군이 잰걸음으로 동진(東進)하고 있다.

6일 루마니아에 동유럽 국가 중 처음으로 미군기지를 설치하는 협약을 체결한 데 이어 불가리아.헝가리 등에도 미군기지 후보지를 물색하고 있다. 폴란드를 비롯한 몇몇 동유럽 국가들과는 몇 해 전부터 미사일 요격기지 건설 문제를 놓고 협상하고 있다.

프랑스 일간지 르피가로는 7일 "유럽 내 미군의 급속한 동진은 조지 W 부시 행정부가 지난해 8월 수립한 새로운 '미군 재배치 전략'의 첫 번째 단계"라고 보도했다.

미군 재배치 계획은 1990년대에 마련됐다. 이라크전쟁과'테러와의 전쟁'이 부각되면서 재배치 속도가 빨라졌다. 프랑스국제관계연구소(Ifri)의 에티엔 드 뒤랑 연구원은 "미국은 냉전시대의 유산을 팔아치우고 새로운 위험지역 중동에 최대한 가까이 접근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서유럽과 동북아시아에서 빼낸 병력을 새로 부상한 분쟁 위험 지역 인근에 배치할 계획이다. 유럽 내 기지를 재배치하면서 병력도 대폭 줄이고 있다. 현재 유럽지역 미군은 11만2000명. 모든 재배치가 끝나면 5만 명으로 줄어든다.

이라크 전쟁 당시 동유럽 국가들은 미국에 훌륭한 '동료애'를 발휘했다. 전쟁 뒤 미국은 동유럽 국가들에 경제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이라크전쟁과 미군 주둔을 놓고 깐깐하게 따지는 서유럽과 다른 모습이다.

미국은 최근 폴란드에 미사일 요격기지를 세우는 협상을 벌이고 있다. 2002년 시작된 협상은 지난달 11일 폴란드 일간지 가제타 비보르차의 보도로 세상에 알려졌다. 카지미에시 마르친키에비츠 폴란드 총리는 "모든 점을 깊이 고려하겠다"며 이런 사실을 시인했다.

양국이 논의 중인 미사일 요격 시스템은 탐지 레이더, 장거리 대응 탄두미사일을 포함한다. 대응 미사일은 중국.파키스탄.인도.이란 등으로부터 발사된 미사일을 파괴할 수 있다. 미사일 요격기지는 현재 알래스카.캘리포니아에 있으며 폴란드는 세 번째다. 외국에는 처음 세워지는 것이다.

미국은 2010년 이전에 이곳에 미사일 요격 시스템을 실전 배치할 계획이다. 체코.헝가리.루마니아.터키 등도 미국의 요격미사일 기지를 유치하기 위해 경쟁하고 있다.

미국은 미군 재배치 과정에서 동구 국가에 무기 수출을 확대하는 효과도 기대한다. 이미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의 무기체계에 길들여진 동유럽 국가들은 미국 군수업체들의 잠재고객이다.

폴란드는 2003년 전투기 구매 당시 프랑스.스웨덴을 외면하고 미국의 F-16 전투기를 사들였다. 계약 체결 직후 부시 대통령은 폴란드 수도 바르샤바를 방문해 "유럽에서 폴란드만 한 미국의 친구가 없다"고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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