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판 CNN 송출시작-젊은 여성이 보도국장을 맡은 까닭은..
러시아판 CNN 송출시작-젊은 여성이 보도국장을 맡은 까닭은..
  • 이진희
  • jinhlee@hk.co.kr
  • 승인 2005.12.11 08: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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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판 CNN이 드뎌 송출을 시작했다. 10일 오후 4시부터 '러시아투데이(Russia Today)'가 방송을 시작했다. 이 방송은 러시아에 대한 서구의 시각을 바로잡고 홍보를 강화하기 위해 만든 24시간 영어 위성 TV채널이다.

지난 6월부터 준비해온 러시아투데이는 푸틴 대통령의 야심찬 대 세계전략이다. 그는 이라크 전쟁에서 미국의 CNN과 알자지라 방송의 위력을 보았다. 그리고 우리도 세계적인 역할을 하고, 러시아의 강대국 이미지를 심으려면 CNN과 영국의 BBC 같은 방송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지난 9월 시험방송을 시작했고, 서둘러 2005년이 가기전 정식 송출을 시작했다.

인적 구성도 파격적이다. 서구인들에게 구미를 당기는 프로그램을 제작하기 위해 보도국장도 25세 여성으로 택했다. 아무리 러시아 PR 프로라도 보지 않으면 아무런 소용이 없다는 점이 일차적으로 작용해 파격적인 인사를 한 것으로 보인다.

국영 로시야TV에서 크렘린 출입기자를 지내다 러시아투데이 첫 보도국장에 오른 마르가리타 시모냔(25)은 "러시아 소식이나 국제뉴스들을 러시아의 관점에서 세계인들에게 전달해주고자 한다"며 "그녀는 세계 사람들이 영어로 송출되는 러시아 매체를 접함으로써 국제뉴스에 대해 보다 공정한 시각을 갖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해당 채널은 미국, 유럽, 아시아, 아프리카 등 해외 거주 외국인들을 대상이다. 500여명의 직원을 두고 정부로부터 연간 3천만달러의 예산 지원을 받는 것으로 전해졌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도 이날 "러시아 문화와 역사, 최신 경향에 대한 관심들을 고려할 때 러시아 소식과 국제문제에 대한 러시아 입장 등에 대한 정보 수요가 점점 증가할 것"이라며 환영의 뜻을 밝혔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 채널이 크렘린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국제적으로 선전하기 위한 홍보도구로 이용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거기다 시모냔 보도국장이 친 크렘린인사라는 점도 덧붙여지고 있다. 하지만 25세 여성을 보도국장으로 택한 푸틴의 속내는 그리 어리숙하지 않다. 일단 참신한 뉴스 소재로 러시아에 관심을 지닌 많은 서구인들의 관심을 끈 다음, 2단계로 러시아와 자신의 PR로 가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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