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마시고 있는데 경찰이 와서 끌고간다? 왜?
술 마시고 있는데 경찰이 와서 끌고간다? 왜?
  • 이진희
  • jinhlee@hk.co.kr
  • 승인 2005.12.25 09: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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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러 한국대사관에서 술취한 행위에 대한 러시아 행정법규에 관한 자료를 보내왔습니다. 우리나라완 다른 문화인데, 기억나시는 지 모르겠지만 부시 대통령의 딸이 미성년 상태에서 술을 사다가 적발되고, 미국의 한 식당에서 술을 마시다 경찰에 끌려가고 하는 일 말입니다. 순전히 미국식 문화라고 보기엔 뭐 하지만, 술이 마신 뒤에 나타나는 나쁜 행태를 미리 막아 사회적 질서를 지키기 위한 노력으로 봐야합니다. 사실 우리도 그렇게 해야 합니다. 홈리스 들이 기차역에서 술에 취해 행패를 부리는 걸 보면 왜 우리는 그런 법규가 없을까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술을 많이 마시는 러시아에도 관련 법규나 행정법규가 많지요. 잘 안지켜서 문제지만 외국인은 자칫하면 그 빌미가 될 수 있으니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그런 뜻으로 대사관에서 정보를 보냈으리라 믿습니다.

관련 법규를 잠깐 보지요.

일단 거리, 경기장, 소공원, 공원, 대중 교통수단, 기타 공공장소에서 술에 취한 상태로 나타나 인간의 품위와 사회도덕을 손상시키는 행위를 하면 최저노임의 1배에서 5배에 해당하는 과태료 또는 15일까지 규류에 처합니다.

또 경찰은 경찰법에 따라 공공장소에서 술에 취하여 혼자서 거동할 능력이 없으면 경찰서로 데려가 술이 깰 때까지 수용하고 과태료를 매기지요. 또 주거지역에서도 자기 또는 타인에게 해를 끼칠 수 있는 자는 그곳에 사는 주민의 서면신고에 의해 근거가 있을 경우 같은 조치를 취합니다.

일부 한국인들이 친구들과 모여 술먹고 떠들다가 앞집이나 옆집에 의해 신고당해 경찰이 찾아오는 경우가 바로 이런 경우입니다. 대체로 몇푼 줘서 경찰을 돌려보내죠.. 그러면서 러시아가 어쩌구 저쩌구 하고 욕합니다. 그러나 이런 일은 앞집이나 옆집사람, 윗집사람과 제대로 관계를 형성하지 못하면(러샤 사람들은 잘 어울리니깐) 어쩔 수 없이 당해야 합니다.

또 관광객이더라도 술에 취해 호텔 경비원들과 시비가 붙을 경우 경찰에 신고하면 같은 처벌을 받고, 러시아 관광을 마치고 한국으로 귀국하는 날 저녁식사 때 반주로 술을 많이 마신 상태로 공항에 들어가다가 국경수비대가 경찰에 신고하여 출국하는 데 어려움을 겪은 사례 들이 있다고 하니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러시아에 사는 한국인들이 여름에 가까운 공원 같은 곳에서 술을 마시다 주변의 신고로 경찰이 출동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것 역시 마찬가지 현상인데, 교육, 의료, 스포츠, 문화시설 등 공공장소에서 맥주 등 알코올 도수 12도 미만의 술을 마시다 적발될 경우 300루불 벌금이 받게 되고 도드카 등 12도 이상의 술을 마시다 적발시 500루불 벌금을 받게 됩니다.

그러면 여름철 저녁 전철역 앞에서 맥주를 마시면서 이야기를 나누는 사람들은 어떻게 하냐구요? 일단 술취해 주변에 눈살을 찌푸리게 하거나 문제를 안 일으키면 단속을 안하지요. 근데 외국인이 그러고 있으면 신고를 합니다. 그게 문제지요. 신고를 하니 출동하고 출동했으니 벌금을 매기거나 경찰서로 데려가는 겁니다.

우리나라는 외국인에 대해 관대하지만, 러시아는 외국인에 대해 관대하지 않다는 점을 분명히 인식해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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