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우크라 가스 분쟁, 러시아가 형제국에 양보?
러-우크라 가스 분쟁, 러시아가 형제국에 양보?
  • 이진희
  • jinhlee@hk.co.kr
  • 승인 2006.01.01 08: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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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간의 가스 분쟁은 일단 러시아가 한발 뒤로 물러서는 것으로 큰 위기를 넘겼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새해 하루전인 31일 우크라이나 정부가 내년 2분기부터 천연가스 가격 인상 요구를 수용한다는 조건하에 내년 1분기에 공급하는 러시아산 가스 가격을 현 수준으로 동결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런 발표가 없었다면 새해 첫날부터 우크라이나는 러시아로 부터 가스를 받지 못하게 될 뻔했다.

푸틴 대통령은 미하일 프라드코프 총리,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제 1부총리 등 국가안보회의 각료들과 알렉세이 밀레르 가즈프롬 회장이 참석한 가운데 회의를 갖고 "무엇보다 형제와 같은 우크라이나 국민들과 양국간 총화를 고려해야 한다"며 "우크라이나측이 2분기부터 가격 변동을 담은 공급계약을 오늘까지 서명한다는 조건에서 (동일한 가격으로) 1분기동안 가스 공급을 보장해줄 것을 정부와 가즈프롬에 위임한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그러나 "우크라이나측의 명확한 답변이 없을 경우 우리의 제안은 거절된 것으로 간주하겠다"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 발언에 앞서 빅토르 유셴코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조만간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고 밝혔다. 유셴코 대통령은 이미 푸틴 대통령에게 긴급 전보를 통해 모스크바에서 현재 진행되고 있는 양국간의 가스분쟁해결 회담에 추가적인 시간이 필요하다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푸틴 대통령의 결정은 유셴코 대통령의 제안을 일부 수용한 것으로 보이며 앞으로 협상을 할 수 있는 시간을 충분히 벌게 됐다.

러시아는 현행 1천㎥에 50달러인 대(對)우크라이나 가스 가격을 내년부터 230달러로 올린다는 계획이며 연내 협상이 마무리되지 않으면 2006년 1월 1일 오전 10시(현지시간)를 기해 가스 공급을 중단하겠다고 위협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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