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운 겨울에 가스 공급 중단..유럽은 전전긍긍
추운 겨울에 가스 공급 중단..유럽은 전전긍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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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6.01.02 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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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천연가스를 독점 공급하는 국영기업 가즈프롬은 1일 "우크라이나 정부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제시한 인상안을 거부함에 따라 가스 공급을 예정대로 1일 오전 10시(현지시간)부터 중단했다"고 발표했다. 양국은 협상 시한 마지막 날인 구랍 31일까지 천연가스 공급협정을 체결하지 못했다.

러시아 경제적 보복?=가즈프롬은 현재 1000㎥당 46달러에 불과한 우크라이나 공급가를 '국제 시세를 감안해 올해 2분기부터 230달러로 인상할 것을 제안했다. 460% 인상안에 대해 우크라이나측은 80달러 인상안을 제안했고 협상은 결렬됐다.

빅토르 유셴코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번 사태는 순전히 정치적 동기에서 비롯된 것"라며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2004년 말 서방측 민주주의를 대변하는 유셴코 대통령이 '오렌지 시민혁명'을 통해 당선된 데에 대한 러시아측의 '경제적 보복'이라는 주장이다. 실제 유셴코 대통령이 야당 시절 러시아 요원으로부터 약물 독살 시도로 얼굴이 변형됐다는 소문이 나돌 정도로 유셰콘의 러시아 이미지는 좋지 않다.

영국 BBC 인터넷판은 "러시아가 벨라루시와 아르메니아, 그루지아 등 과거 소비에트 연방국에 대해서는 여전히 저렴한 공급가(40~110달러 선)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사태는 다분히 정치적인 성격을 띠고 있다"고 보도했다.

유셴코 대통령 역시 이번 분쟁을 정치적으로 이용한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올 3월 예정된 우크라이나 총선 국면을 유리하게 이끌기 위해서는 반러시아 정서를 강화할 필요성이 생겼기 때문이다.

유셴코 정부는 오렌지색 옷을 입고 거리로 쏟아져 나온 '피플 혁명'을 통해 역사적인 정권 교체를 이뤘지만 1년이 지난 지금 개혁의 성과가 미흡해 총선 승리를 장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가스협상이 파국으로 치달은 배경에는 러시아측이 친서구 유셴코 정권에 대한 경제적 압박을 가하려는 의도가 가장 큰 것이지만 우크라이나측의 안일한 대응이 화를 자초했다는 지적도 있다.

러시아 정부는 지난해 초부터 2006년 가스 가격 인상 방침을 우크라이나에 줄곧 통보해 왔지만 우크라이나 정부는 사태의 심각성을 파악하지 못하고 연말에 가면 해결될 것이라는 낙관적인 전망만 계속해왔다.

우크라이나 가스 차질 불가피=난방 수요가 많은 겨울철에 이번 사태가 발생해 우크라이나는 당장 에너지 공급 차질이 우려된다. 러시아 수입산에 대한 의존도는 전체의 30%다.

더욱이 러시아가 유럽 각국에 공급하는 천연가스 송유관이 우크라이나를 경유하고 있어 유럽의 가스 공급도 일정 부분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세르게이 쿠프리야노프 가즈프롬 대변인은 "우크라이나 사태에도 불구하고 유럽에 대한 가스 물량은 전량이 공급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슬로바키아와 헝가리, 폴란드, 체코 등 우크라이나 배관을 통해 70%가 넘는 천연가스를 들여오는 국가들은 자칫 이번 사태로 피해를 입을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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