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지하철 안에서 폭발물 테러 발생, 9명사망 50여명 부상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지하철 안에서 폭발물 테러 발생, 9명사망 50여명 부상
  • 이진희
  • jhnews@naver.com
  • 승인 2017.04.04 05:57
  • 댓글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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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려하던 일이 터졌다. 러시아에 유학생이나 주재원 등 가족을 보낸 사람들이 가장 걱정스러운 일이 3일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벌어졌다. 넓은 땅의 러시아 어디 한 곳에서 큰 사고가 터진다고 해도 크게 불안해 할일은 아닌데, 모스크바나 상트페테르부르크, 블라디보스토크, 중앙아시아 주요 도시들에서, 그것도 지하철에서 폭발사고가 나면 러시아에 거주하는 친인척이나 지인의 안부를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모스크바 지하철에서 폭발사건이 발생한 수년 전에도, 주변에 있는 러시아 관련자들의 걱정이 태산 같았는데, 이번에는 상트페테르부르크 도심 지하철 객차 안에서 폭발이 일어나 승객 9명이 사망하고 50여명이 부상했다.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는 5개 지하철 노선에 67개의 지하철 역이 있고, 1600여편의 열차가 하루 230만명의 시민을 수송하고 있다. 폭발이 일어난 지하철 역은 5개 지하철 노선 가운데 ‘청색 노선’에 속하고, 시내 중심에 가까운 역이다. 

러시아 보안 당국은 즉각 "테러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다행한 것은 본격적인 관광시즌이 아니었다는 점이다. 날씨가 풀리면서 러시아행 관광객들을 모집하는 여행사들의 홍보 광고가 시작되는 시점이라, 이번 사고는 러시아행 관광상품 판매에도 영향을 줄 전망이다. 

외신에 따르면 3일 오후 2시 30분(현지 시각) 러시아의 제2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 지하철이 '센나야 플로샤디역'에서 '테흐놀로기체스키 인스티투트역'으로 이동하던 중 폭발 사건이 발생했다. 폭발이 일어난 지하철은 운행을 계속해 '테흐놀로기체스키 인스티투트역'에 정차했고, 이후 부상당한 사람들이 탈출했다. 두 지하철역은 1.3㎞가량 떨어져 있다.

이날 SNS에는 지하철 문이 날아가고 내부가 완전히 파손된 열차 영상, 부상자들이 바닥에 누워 있는 사진 등이 올라왔다. 영상 속에서 시민들은 연신 "구급차를 불러라"고 소리쳤다. 한 목격자는 “객차 안에 많은 사람들이 자리에 앉아 있던 중에 갑자기 폭발이 일어났고 순식간에 내부가 연기로 가득 찼다”면서 “폭발 후에도 열차가 계속 운행했고 그다음 역에서 멈춰서 사람들이 정신없이 대피했다”고 설명했다. 

또다른 목격자는 "(역 인근) 광장에서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지하철로 내려가던 중 폭발 진동이 느껴졌다"며 "역사 안이 연기로 가득 차고 사람들이 황급히 대피했다"고 전했다. 사건 발생 후 '센나야 플로샤디역'은 물론 이 도시 안의 모든 지하철 역이 폐쇄됐고, 구급대원 120여명이 투입돼 현장을 수습했다.

러시아 당국은 "사고 직후 지하철이 멈춰 선 테흐놀로기체스키 인스티투트역에서 3㎞ 정도 떨어진 플로샤드 보스타니야 역사에서도 또 다른 폭발물이 발견돼 해체 작업을 했다"고 밝혔다. 사제 폭발물에는 철제 파편이 들어 있어 적은 폭발에도 희생자가 많았던 것으로 추정된다. 러시아 당국이 이번 사건을 테러 조직의 공격으로 보는 이유이기도 하다. 

범인의 윤곽과 관련, 현지 방송 RBC는 "한 남성이 객차 내에 서류 가방을 놓고 내린 뒤 다른 열차로 갈아탔는데, 이 가방 안에 든 폭발물이 폭발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인테르팍스 통신은 "테러 용의자로 추정되는 남성이 지하철 역사내 CCTV 카메라에 잡혔다"고 전했다. 이 용의자는 큰 키에 턱수염을 기르고 검은색 옷과 검은색 둥근 모자를 쓰고 있다. 

폭발 객차에 탑승했던 한 승객은 현지 언론에 "슬라브권 출신자가 아닌 외모의 이 남성이 아주 이상하게 행동했다"며 "배낭을 들고 객차로 들어온 뒤 그것을 안에 두고 내렸다"고 말했다. 하지만 수사당국은 아직 사진에 포착된 남성이 테러 용의자인지 확인하지 않고 있다. 

수사당국은 "테러 용의자 2명에 대해 수배령이 내려졌다"며 "1명은 폭발한 객차에 폭발장치를 두고 내린 자이고, 또 1명은 다른 지하철 역 '플로샤디 바스스타니야'에 폭발물을 둔 자"라고 밝혔다. 보안당국이 해체한 폭발물은 '플로샤디 바스스타니야'역 소화기 뒤에 숨겨져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CCTV에 포착된 용의자가 범인이라면, 러시아 남부 카프카스 지역에서 온 테러범으로 추정된다. 러시아는 지난 몇년간 체첸공화국 무장 세력의 공격 대상이었고, 모스크바 지하철 테러 역시 이들의 소행이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시리아 무장 조직 이슬람국가(IS)도 자신들을 공습하고 있는 러시아를 공격 대상으로 삼고 있어 수사가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알렉산드르 보트니코프 FSB 청장은 지난해 말 "러시아는 올해 42건의 테러를 사전 차단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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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희 2017-04-05 07:57:30
상트페테르부르크 지하철 테러의 사망자수가 4일 현재 14명으로 늘어났다. 베로니카 스크보르초바 러시아 보건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페테르부르크 지하철 폭발 사망자수가 14명으로 확인됐다. 현장에서 11명이 사망했고 부상자 가운데 3명이 이후 숨졌다"고 밝혔다.
스크보르초바 장관은 "부상자 중 13명이 치료를 받고 퇴원했으며 현재 49명이 여전히 병원에서 입원치료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이진희 2017-04-04 06:18:12
지하철에 폭발물이 터지던 시각에 푸틴 대통령은 상트페테르부르크에 머물고 있었다. 상트는 그의 고향이기도 하다.
푸틴대통령은 이날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위해 상트페테르부르크로 들어온 것으로 전해졌다. 눈앞에서 벌어진 폭발참상에 푸틴 대통령은 상황을 보고받고 희생자들을 애도했다. 그는 "테러를 포함한 모든 가능성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진희 2017-04-05 07:57:30
상트페테르부르크 지하철 테러의 사망자수가 4일 현재 14명으로 늘어났다. 베로니카 스크보르초바 러시아 보건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페테르부르크 지하철 폭발 사망자수가 14명으로 확인됐다. 현장에서 11명이 사망했고 부상자 가운데 3명이 이후 숨졌다"고 밝혔다.
스크보르초바 장관은 "부상자 중 13명이 치료를 받고 퇴원했으며 현재 49명이 여전히 병원에서 입원치료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이진희 2017-04-04 06:18:12
지하철에 폭발물이 터지던 시각에 푸틴 대통령은 상트페테르부르크에 머물고 있었다. 상트는 그의 고향이기도 하다.
푸틴대통령은 이날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위해 상트페테르부르크로 들어온 것으로 전해졌다. 눈앞에서 벌어진 폭발참상에 푸틴 대통령은 상황을 보고받고 희생자들을 애도했다. 그는 "테러를 포함한 모든 가능성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진희 2017-04-05 07:57:30
상트페테르부르크 지하철 테러의 사망자수가 4일 현재 14명으로 늘어났다. 베로니카 스크보르초바 러시아 보건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페테르부르크 지하철 폭발 사망자수가 14명으로 확인됐다. 현장에서 11명이 사망했고 부상자 가운데 3명이 이후 숨졌다"고 밝혔다.
스크보르초바 장관은 "부상자 중 13명이 치료를 받고 퇴원했으며 현재 49명이 여전히 병원에서 입원치료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