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대통령의 생방송 '국민과의 대화'가 4월 개최에서 전격 연기된 까닭은?
푸틴 대통령의 생방송 '국민과의 대화'가 4월 개최에서 전격 연기된 까닭은?
  • 이진희
  • jhnews@naver.com
  • 승인 2017.04.04 08: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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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 4년간 4월에 해온 생방송 '국민과의 대화' 행사를 전격 연기했다. 러시아 크렘린 측은 최근 '대통령의 바쁜 일정'을 이유로 '국민과의 대화' 행사를 연기하면서 "8월 전에는 열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기 이유로 거론된 '대통령의 바쁜 일정'은 누가 들어도 선뜩 이해가 가지 않을 것이다. 오히려 지난 주말과 지지난 주말에 모스크바 등서 열린 '푸틴 세대'의 대규모 가두시위 때문일 것이라고 추측한다. 생방송으로 전국에 방영되는 데다가 무작위로 질문이 쏟아진다는 점을 감안하면, 가두 시위의 원인을 제공한 메드데베프 총리의 부정부패 의혹에 대한 의견이나, 총리의 거취, 대선 출마를 선언한 야권 지도자 나발니에 대한 처우 등 답변하기 곤란한 질문들이 나올 개연성이 높다.

이와 관련, 러시아 현지 여론조사 전문기관 '레바다-센터' 의 레프 구드코프 소장은 "국민과의 대화 행사가 돌연 연기된 것은 지난 3월 말에 벌어진 대규모 반정부 시위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연기된 국민과의 대화는 6월 12일 '러시아의 날'이나 6월 1일 '아동보호의 날'에 맞춰 개최될 것으로 전해졌다. '러시아의 날'은 옛 소련에서 러시아가 독립한 날을 기리는 기념일이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2000년 집권 이후 그동안 14차례 국민과의 대화 행사를 개최했다. TV 생중계로 전국 각지 주민들의 질문에 대통령이 직접 답하는 국민과의 대화는 2011년까지는 하반기에 실시됐으나 2013년부터는 4월에 열렸다. 

현지 정치분석가인 콘스탄틴 칼라체프는 그러나 "국민과의 대화가 연기된 것은 내년 대선 선거운동 준비 차원에서 이뤄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크렘린이 국민과의 대화를 선거운동 개시 계기로 삼으려 한다"면서 "선거 전략을 마련해 극적 연출을 하기 위해 시간이 필요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푸틴 대통령은 내년 3월로 예정된 대선에 출마해 4기 집권을 시도할 것이 거의 확실시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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