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의 집권 7년차 권위와 힘이 느껴진다
푸틴의 집권 7년차 권위와 힘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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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6.02.15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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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유가로 사기가 한창 오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발걸음에 힘이 느껴진다. 원유와 천연가스를 앞세워 세계 지도자로 대접받기 위한 행보를 가속화하고 있다. 마침 올해는 러시아가 G8(주요 선진 7개국+러시아) 순회 의장국을 맡는 해다.

푸틴은 지난해 연말 "러시아는 에너지 자원을 이용해 국제 사회의 리더가 돼야 한다"며 앞으로 대외 위상 강화에 주력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그 직후인 올해 초 '천연가스 공급 중단'이라는 채찍질로 우크라이나.몰도바.그루지야 등 주변 친서방 국가들의 '군기'를 확 잡았다.

최근 들어서는 이란 핵이나 하마스 등 중동 문제를 놓고도 독자적인 목소리를 내고 있다. '유일 초강국' 미국의 요구에도 흔들리지 않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하고 있는 것이다.

푸틴 대통령은 11일 크렘린에서 G8 재무장관들과 만난 자리에서 "올해부터 2010년까지 국제통화기금(IMF)의 최빈국 지원 프로그램에 모두 4350만 달러를 내놓겠다"고 약속했다. 또 5억8700만 달러를 국제개발협회(IAD)에 기부해 빈국들의 빚 경감에 쓰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파리클럽 등에 지고 있는 자국 채무 119억 달러를 조기 상환해 그 돈이 개발도상국에 지원될 수 있도록 돕겠다고 덧붙였다. 수단에 평화유지군을 보내겠다고도 했다.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지도국가로서 러시아의 위상을 높이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푸틴 대통령은 앞서 스페인을 방문, 최근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의회 선거에서 압승한 강경 무장단체 하마스 지도자들을 조만간 모스크바로 초청하겠다고 밝혔다고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이 보도했다. 2000년 이후 60여 건의 자살폭탄 공격을 배후 조종했다는 이유로 이스라엘은 물론 미국과 유럽연합(EU)도 대화를 거부하고 있는 하마스를 부른 것이다.

이에 대해 미국과 이스라엘은 "서방 세계의 뺨을 때린 격" "등 뒤에서 칼을 꽂았다"라고 비난했다. 그러나 푸틴 측은 "하마스 지도자들을 초청해 보다 균형적인 시각을 가지라고 충고할 생각"이라고 받아넘겼다.

이란 핵 문제에 대해서도 녹록하지 않은 태도다. 푸틴은 지난달 16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첫 정상회담 뒤 연 기자회견에서 "러시아 땅에 우라늄 농축을 위한 공동 회사를 세우자는 제안을 이란 측에 했다"며 "이란 측 반응도 긍정적"이라고 밝혔다.

이란의 핵 농축 프로그램을 핵무기 개발이라고 주장하며 국제 사회의 제재를 주도하는 미국에 대한 분명한 일침이다. 미국이 내놓은 '이란 핵문제의 유엔 안보리 회부' 방안에 수동적으로 따라가면서도 이 카드를 꺼내 독자적 해결방안을 모색하고 있는 것이다. 중동의 반미.반서방 기류를 틈타 이 지역에서의 영향력을 확대하겠다는 계산이다.

올해 푸틴의 첫 지방 방문지는 석유와 가스 등 에너지 자원 개발이 한창인 시베리아 사하(야쿠츠크) 공화국이었다. 그는 바깥 기온이 영하 45도까지 떨어진 이곳에서 지난달 7일 러시아 정교 성탄절 예배를 올렸다. 에너지 개발을 국정 최우선 과제로 놓고 있음을 전 세계에 알린 것이다.

그는 이날 시베리아에서 극동 지역으로 이어지는 송유관 공사 계획을 발표했다. 극동 송유관이 완성되면 러시아의 에너지 영향력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으로 확대될 수 있다. 집권 7년째를 맞는 푸틴의 '위대한 러시아 재건' 계획이 착착 진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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