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의 정보기관 동료들이 국가 자본주의를 주도한다
푸틴의 정보기관 동료들이 국가 자본주의를 주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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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6.03.08 2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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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국가자본주의’가 갈수록 강화되고 있다. 공기업 민영화 대신 사기업 국유화를 통해 경제성장 동력인 주요 산업을 집중 육성하고 이를 통한 슈퍼파워 재도약을 추진하고 있다. 에너지 산업에서 시작된 국가자본주의는 자동차 산업을 거쳐 항공 산업으로 확산됐다. 러시아 증권시장에선 ‘정부와 함께 투자하라’는 새로운 격언이 등장했다.

러시아 일간지 모스크바 타임스는 7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항공기 제조업체 이르쿠트의 알렉세이 표도로프 회장을 신설될 항공지주회사 유나이티드 에어크래프트 대표로 지명했다고 보도했다.

유나이티드 에어크래프트는 산하에 이르쿠트 미그 수호이 투폴레프 류신 카잔 등 7개 항공기 및 부품 제조 업체를 거느리는 지주회사고,이 회사 지분의 75%는 국가 소유다. 러시아 항공제조 산업이 사실상 정부 통제 아래 놓이게 되는 것이다.

항공운항 분야에서도 국영 항공사 아에로플로트를 통해 장악력을 확대하고 있다. 러시아 경제지 베도모스티는 아에로플로트가 주식 교환 방식을 통해 풀코보 로시아 크라사이르 등 민영 항공사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 2위 항공사인 시비르 지분도 25%나 매입할 계획이다. 6월 주주총회를 통해 인수 계획이 최종 승인되면 아에로플로트는 옛 소련 시절처럼 항공운항 분야 독점 기업으로 부상하게 된다.

이런 정부 정책에 최근 침체한 러시아 주식시장에서 유독 항공업 관련 주식만 강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러시아 국가자본주의는 에너지 분야에서 시작됐다. 국영 석유기업 로스네프트가 러시아 최대 석유회사였던 유코스의 주요 생산 부문을 인수했고,천연가스 업체인 국영 가즈프롬은 에너지 분야 5대 기업에 꼽히는 시브네프트를 사들였다. 지난해 말부터는 국영 무기 회사 로소보로넥스포트를 통해 자동차 산업에도 개입하기 시작했다.

US뉴스 앤드 월드리포트는 최신호에서 국가보안위원회(KGB)의 후신인 러시아연방보안국(FSB) 출신들이 러시아의 국가자본주의화를 주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푸틴 대통령부터 FSB 출신이며,정부 최고위직의 3분의 1,각 부처 및 국영기업 고위직의 절반 이상이 FSB에서 경력을 닦은 인사들이란 것이다. 푸틴의 최측근 이너서클 멤버 중에도 FSB 출신이 7명이나 있고 이들이 국내총생산(GDP)의 40%를 차지하는 국영기업 9곳을 사실상 장악하고 있다. 일사불란과 상명하복을 생명으로 하는 정보기구 출신들이 푸틴의 지휘 아래 기간산업 국유화를 추진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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