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준 포스코 회장, 정몽구 현대차 회장의 뒤를 이어 '러시아 사랑'에 매진하나?
권오준 포스코 회장, 정몽구 현대차 회장의 뒤를 이어 '러시아 사랑'에 매진하나?
  • 이진희
  • jhnews@naver.com
  • 승인 2017.05.23 14: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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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준 포스코 회장이 다시 러시아를 주목하고 있다. 자원 외교에서 한 귀퉁이로 밀려났던 러시아에 신규 법인을 설립하고 철강 원료 수입과 철강 제품 수출에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올해 초 모스크바에 무역과 사업개발을 주요 사업 목적으로 하는 포스코RU(POSCO RU Limited Liability Company)가 문을 열었다. 지난 3월 연임에 성공한 권회장의 러시아 전략을 실행하는 기반이다. 미국을 중심으로 글로벌 보호무역주의가 거세지는 상황에서 러시아를 대체시장으로 선정, 공략하기 위한 것이다. 지난해부터 미국과 중국, 인도 등이 한국산 철강제품에 대해 반덤핑 관세를 잇따라 부과하며 자국 철강산업 지키기에 나서고 있는 데 반해 러시아는 한국산 제품에 대해 우호적이라고 한다. 
앞서 권 회장은 지난 3월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통해 임기 3년의 대표이사 회장으로 연임에 성공한 직후 통상 문제 대응 역량을 강화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포스코는 올해 미국에서 후판 제품에 대해 11.7%의 반덤핑 관세를 부과받았다. 작년에는 냉연(59.72%), 열연(58.68%), 도금(29.47%) 제품에 관세가 매겨진 바 있다. 중국 상무부는 작년 7월 포스코의 방향성 전기강판에 대해 37.3%의 반덤핑 관세를 결정했다. 이에 따라 포스코의 판매물량 중 수출이 차지하는 비율도 작년 1분기 51.6%에서 올해 1분기 47.5%로 떨어졌다.

반면 러시아 수출은 상대적으로 작지만 향후 성장 기대감은 크다. 국내총생산(GDP) 1조6000억달러 규모의 러시아는 유라시아경제연합(EAEU)의 대표국가로서 벨라루스, 카자흐스탄, 아르메니아, 키르키즈스탄 등 EAEU 및 독립국가연합(CIS) 시장에 접근할 수 있는 거점으로의 매력도 있다.

포스코의 러시아 진출은 역사가 길다. 1990년대 모스크바에 사무소를 두고 시장을 관리한 바 있으며 지난 2011년에는 현지 법인인 ‘포스코러시아(POSCO RUS LLC)’를 세워 모듈형 주택 등의 사업을 펼쳐왔다. 또 종합상사인 대우를 인수해 모스크바에 '포스코대우' 지사를 두고 그룹의 러시아 사업을 총괄하고 있다. 포스코대우는 주요 거래품목은 철강원료와 철강제품, 비철 및 화학제품, 비료 곡물 등이며 작년 한해 러시아에서 약 3억달러 어치를 트레이딩했다. 

여기에 포스코RU까지 문을 열었으니, 권회장의 러시아 사랑은 현대차의 정몽구 회장 못지 않게 뜨겁고 길게 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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