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르기스 의과대학을 가려면 공식 대행사를 통해야 하는데, 믿을 수 있나?
키르기스 의과대학을 가려면 공식 대행사를 통해야 하는데, 믿을 수 있나?
  • 이진희
  • jhnews@naver.com
  • 승인 2017.06.29 0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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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아시아에 있는 작은 국가 키르기스스탄의 키르기스 국립의과대학에 대한 입학정보가 인터넷에 많이 나돌고 있다. 국내 의과대학에 가지 못한 한국 학생들의 관심이 높다는 뜻이다. 이 대학을 졸업하면 키르기스 의사면허를 취득하면서, 동시에 국내서 의사 국가시험 예비시험에 응시할 수 있는 자격을 부여받기 때문이다. 

이 대학은 2016년 교육부가 주관하는 한국 국가시험원의 해외대학인증 심사를 통과했다. 졸업과 동시에 한국과 미국의 의사국가고시에 응시할 자격을 부여한 것이다. 또 입학 역시 국내서 고등학교 졸업 학력만 가지면 지원이 가능하다. 국내 최종학력 성적(화학, 생물, 물리 포함)과 영어, 생물, 화학으로 이뤄진 입학시험을 통과하면 입학할 수 있다.

여기까지는 어떤 이유로든 국내서 의과대학에 입학하지 못한 학생들에게 의사가 될 수 있는 길을 안내한다는 점에서 유용한 정보다.

문제는 그 다음부터다. 키르기스 국립의과대학은 학생 개인이 입학 지원할 수는 없으며, 공식대행사를 통해 의대 영어학부(Faculty for Foreign Citizens)에 입학 지원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의대 영어학부라는 게 지난 2001년 외국인학생들을 위해 개설한 의과대학 과정이다. 마치 최근 가짜 학위 문제가 터진 슈킨연극대학의 예를 떠올리게 한다. 슈킨대학은 이 대학과 업무 협정을 맺은 모 대학 평생교육원 출신들을 러시아로 데려가 2년간 한국어로 수업한 뒤 학사 학위를, 1년을 더 수업한 뒤에 석사학위를 준 것으로 드러났다. 크든 작든 학위 장사를 한 것이나 다름없다.

키르기스 의과대학의 공식 대행사측은 한국에서 키르기스 의과대학으로 유학간 학생의 체류와 안전을 6년간 책임져야 한다며 그 이유를 대지만, 전적으로 신뢰하기 힘들다. 1939년 구 소련의 국립의과대학으로 문을 연 키르기스 국립의대가 사설 대행사에게 유학생의 신분을 책임져라는 식으로 떠넘기지는 않는다. 

인터넷에 떠도는 정보로는 글로벌 에듀케이션 컨설팅(GEC)이라는 곳의 김민재 부장은 “최소 6년간의 유학 활동을 책임져야 할 곳이니 만큼 공식 대행사를 선택할 때는 업체의 안정성과 현지에서의 신뢰도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신중히 선택해야 한다”고 말한다. 자기에게로 오라는 유혹, 혹은 협박이나 마찬가지다.

현지 사정을 잘 모르는 학부모와 학생들은 이런 꼼수를 잘 알고 부당한 조건을 제시할 때에는 잘 대처해야 한다. 키르기스 의과대학이든 어디든 중앙아시아권에서 조건만 중족하면 개인이 입학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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