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이 순간, 백야 축제 중인 상트페테르부르크 어디에 머물고 있나요?
지금 이 순간, 백야 축제 중인 상트페테르부르크 어디에 머물고 있나요?
  • 이진희
  • jhnews@naver.com
  • 승인 2017.07.20 02: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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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야의 관광시즌인 지금, 이 순간에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어디쯤엔가 머물며 도시 풍경에 감탄을 쏟아내는 한국인 관광객이 적지않을 것이다. 상트페테르부르크는 도시 자체가 하나의 관광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주로 모스크바서 야간 급행열차 '붉은 화살'호를 타고 새벽에 상트에 떨어진 뒤 1박2일 혹은 2박3일 관광을 하는 게 보통이다. 모스크바서 출발하면 상트페테르부르크의 5개 기차역 중 모스크바 역에 도착한다. 상트도 모스크바처럼 가는 목적지에 따라 역이 동서남북으로 나뉘어져 있다. 모스크바로 간다고 해서 상트 모스크바역이다. 

최대 규모의 기차역답게 중앙홀 벽에는 러시아 전역의 철도망이 걸려 있고, 레스토랑과 카페, 기념품점, 약국 등이 있으며, 매표소는 중앙역 바깥의 외부 건물에 별도로 있다. 전철은 플로쉬지 바스타니야(바스타니아 광장)역으로 바로 연결된다. 

인구 500여만 명의 상트페테르부르크는 네바강을 사이에 놓고 둘로 나뉜다고 보면 된다. 그 나뉜 둘을 수많은 운하와 아름다운 다리로 연결한다. 수많은 작은 섬들과 운하들이 300여 개의 크고 작은 다리로 연결되어 있다고 생각해보라. '북쪽의 베니스'라고 불리는 이유다.

오랫동안 조직적으로 만들어낸 도시여서 러시아와 유럽의 양식이 절묘하게 어우러져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상트페테르부르크는 표트르대제가 17∼18세기 북방전쟁에서 스웨덴의 침공을 막기 위해 파블로스키성을 쌓으면서 이루어진 도시로, 모든 건물은 바로크 양식의 5층 이하로 지어졌다. 모스크바의 건축물들이 다소 동양적이라면 이곳의 건축물들은 서양적이라고 한다.

상트페테르부르크는 도시 전체가 하나의 조각품이자 박물관이다. 시내에는 모두 100여 개의 박물관이 있다. 모스크바의 상징이 붉은 광장과 크렘린이라면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상징은 에르미타주박물관과 여름궁전이다. 탁 트인 반원형의 궁전광장은 상트페테르부르크 여행의 중심이다. 궁전광장이라는 명칭은 18세기 황제들의 거주지였던 겨울궁전이 들어서면서부터 생겨났다.

겨울궁전과 함께 하는 에르미타주박물관은 파리의 루브르박물관, 런던의 대영박물관과 더불어 세계 3대 박물관으로 꼽힌다. 국제학생증이 있다면 관람료가 무료다. 에르미타주박물관은 약 300만 점의 전시물을 보유하고 있다. 전시장을 따라 모두 보려면 그 거리가 30㎞나 된다.

박물관은 제정러시아 황제의 거처였던 ‘겨울궁전’과 네 개의 건물이 통로로 연결돼 있다. 1천50개의 전시실과 2천여 개의 창문, 120개의 계단이 있으며 지붕 위 조각상도 176개나 된다. 꼭 둘러봐야 할 곳은 125개의 홀을 차지하고 있는 서유럽의 전시실로 레오나르도 다빈치, 라파엘, 미켈란젤로, 루벤스와 렘브란트 등 유명 화가의 작품들이 전시돼 있다.

에르미타주박물관의 소장품들이 대부분 제정러시아 당시부터 이어져온 수집과 기증에 의한 것이라면 대영박물관이나 루브르박물관의 소장품들 다수는 탈취에 의한 전리품이라는 것에서 큰 차이를 보인다. 그래서 에르미타주박물관의 역사적 예술적 가치에 더욱더 찬사를 보내는 것인지도 모른다. 현재 한국어 오디오 가이드 서비스가 제공 중이다.

상트페테르부르크가 아름다운 이유는 네바 강이 중간에 흐르기 때문이다. 그래서 네바강과 도시 건축물이 더욱 아름다운 풍경을 만든다. 네바강 이름을 딴 대로가 네프스키 거리다. 네프스키대로는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중심이자 최대 번화가로, 이 도로를 지나다 보면 모이카, 그리바예도프, 폰타카 등 크고 작은 운하를 만나게 된다. 대로를 중심으로 대부분의 관광지가 몰려 있어 도보 여행에 제격이다.

네프스키 대로의 한쪽 끝은 궁전광장이다. 페테르부르크 시대의 작가들이 즐겨 모이던 '볼리파'라는 찻집과 카잔성당, 상트페테르부르크 최대의 백화점인 스디니드보르, 박물관과 극장이 모여 있는 브로드스 거리의 예술광장이 이 도로서 만날 수 있다. 

러시아 최대 정교회 건물인 성이삭성당은 프랑스 출신 건축가 몽페랑이 40년에 걸쳐 1858년에 완성한 건물이다. 고전주의 양식과 전통적인 러시아 비잔틴 양식이 조화를 이루는 성당은 높이가 101.5m, 내부는 4천㎡에 달한다. 100㎏의 황금을 사용한 황금 돔은 상트페테르부르크를 더욱 빛나게 하고 있다.

내부의 벽화는 성인들 모습과 성서 이야기로 꾸며져 있으며, 중앙 제단의 그리스도 부활을 표현한 스테인드글라스 창이 인상적이다. 돔의 천장은 12사도에게 둘러싸여 있는 모습으로 꾸며져 있어 웅장함에 압도당할 지경이었다. 내부에는 당시 건축 방법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사진과 축소 모형이 걸려 있다. 전망대에 오르면 석양에 물든 네바강변과 아름다운 시내 모습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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