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그루지야 CIS 탈퇴 꿍꿍이 속은?
우크라 그루지야 CIS 탈퇴 꿍꿍이 속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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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6.05.09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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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화 혁명을 거치면서 러시아 영향권에서 탈피해 친(親)서방 정책을 추진하고 있는 옛 소련 국가들이 독립국가연합(CIS) 탈퇴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CIS는 1991년 소련이 소멸하면서 이에 속했던 공화국 가운데 11개국이 결성한 느슨한 형태의 정치 협의체다. 2003년 장미 혁명을 겪은 그루지야와 2004년 오렌지 혁명을 경험한 우크라이나가 CIS 탈퇴 움직임의 선두에 있다.

이타르-타스 통신은 7일 그루지야와 우크라이나가 그루지야 수도 트빌리시에서 CIS 탈퇴를 논의하는 회담을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겔라 베주아슈빌리 그루지야 외무장관은 회담 시작을 알리며 "두 나라 대표단이 CIS 회원국으로 잔류할 때의 장단점과 탈퇴할 경우의 긍정.부정적 측면을 동시에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CIS 회원국 일부가 러시아의 패권을 견제하기 위해 조직한 협의체 '구암(GUAM)'의 4개 회원국은 22~23일 우크라이나 키예프에서 정상회담을 열기로 했다. 그루지야.우크라이나.아제르바이잔.몰도바의 머리글자를 딴 GUAM은 97년 창설됐으며, 미국의 지지를 받고 있다.

이와 함께 미하일 사카슈빌리 그루지야 대통령은 관계 부처에 자국이 CIS 회원국으로서 얻는 이익과 불이익이 무엇인지를 구체적으로 조사하라고 지시했다. 이는 러시아 정부가 3월 그루지야 포도주의 수입을 금지한 데 이어 이달 초 먹는 샘물에도 같은 조치를 내린 데 대한 반격인 셈이다.

콘스탄틴 티모셴코 우크라이나 대통령 보좌관은 5일 "CIS가 제 기능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부정적 입장을 노골적으로 나타냈다.

이에 대해 러시아 정부는 CIS 탈퇴를 추진 중인 나라들이 회원국으로서 누려온 혜택을 폐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익명의 러시아 정부 소식통은 "러시아 정부는 과거 CIS 회원국들이 체결했던 수많은 협정과 합의문을 혜택 취소를 전제로 재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그루지야가 CIS에서 탈퇴할 경우 경제 분야, 특히 농산물 수출에서 큰 손실을 볼 것으로 예상했다. 이와 함께 그루지야가 필요한 전기의 60%를 러시아로부터 공급받고 있어서 에너지 분야에서도 심한 타격을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래서 그루지야나 우크라이나가 진짜 CIS를 탈퇴하기 보다는 탈퇴를 전제로 러시아와 새로운 협상을 하려는 의도를 갖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관측도 있다. 탈퇴에 따른 긍정적 효과와 부정적 효과를 검토하도록 실무진측에 지시를 한 것도 일단 시간을 벌면서 협상을 하려는 시도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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