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이 이름도 낯선 아제르바이잔을 찾은 이유
노무현 대통령이 이름도 낯선 아제르바이잔을 찾은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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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6.05.11 0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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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의 아제르바이잔 국빈 방문은 뜻깊다. 몇년전 모스크바 주재 한국대사들이 하나같이 아제르바이잔 같은 나라에 상주공관을 두고 대통령도 방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제르바이잔이 과거에는, 구 소련시절에는 별볼일 없었지만, 독립이후 카스피해 유전때문에 모든 서방 선진국으로부터 러브콜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더니 이제사 노 대통령이 한국 대통령으로서 첫 방문이자, 상주 공관이 없는 나라에 대한 국가원수의 방문으로서도 처음으로 발을 디뎠다.

노 대통령을 공식 수행 중인 정부 관계자는 11일 "이승만 대통령이래 역대 대통령 중 우리의 상주 공관이 없는 나라를 방문한 적은 없었다"며 "이번 노 대통령의 아제르바이잔 방문이 처음으로 기록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제르바이잔과는 구 소련의 해체후 1992년 3월 대사급 외교관계를 수립했으나 상주 공관을 두지 않은 채 주 우즈베키스탄 대사관이 아제르바이잔 대사를 겸임하는 체제를 유지해오다, 올해 3월초 대사대리 1명을 파견했다.

당초 청와대와 외교부는 상주 공관이 없는 아제르바이잔 순방을 놓고 고심을 했으나, 에너지.자원 외교 지평의 확대를 위해 추진하라는 노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최종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만큼 아제르바이잔은 자원이 풍부한 곳이다. 특히 카스피해 유전개발에 우리가 빨리 뛰어들어야 할 곳이다. 인근 아르메니아 보다 구 소련시절에는 못 사는 곳이었으나 유전개발이후 자본 유입으로 아르메니아보다 훨씬 낫다고들 한다. 참고로 아제르바이잔은 얼굴이 중동 아이들 같고 회교도들이고, 아르메이나는 기독교도들에 백인이다.

카스피해 지역은 중동, 러시아와 함께 3대 에너지 자원 매장지역으로 원유 2천32억 배럴, 가스 16조 ㎥가 매장돼 있으며, 아제르바이잔 원유 매장량은 세계 매장량 0.6%인 70억 배럴로 추정되고 있다.

이 같은 아제르바이잔의 전략적 가치를 감안, 상주공관이 없는 나라 방문이라는 '외교적 부담'을 감수하고서라도 노 대통령 방문을 추진하게 됐다는 것이 외교부 설명이다.

이에 따라 노 대통령은 일함 알리예프 대통령과의 11일 정상회담에서 매장량 20억 배럴로 추정되는 카스피해 이남(Inam) 유전광구 개발에 석유공사가 지분 참여하는 방안이 중점 논의될 것으로 알려졌다.

아제르바이잔도 최근 몰려드는 원유판매대금으로 인한 급격한 경제성장을 바탕으로 한국 경제발전 모델 전수, 한국 기업 투자 유치 등을 위해 노 대통령의 방문을 환영하는 분위기이다.

정부 관계자는 "최근 높은 경제성장률를 기록 중인 아제르바이잔은 한국의 경제발전 모델에 깊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11월 아제르바이잔 외무장관은 한국 1개국만을 방문하기 위해 아시아 지역까지 먼 길을 달려오는 성의를 보이기도 했다.

노 대통령도 이 같은 양국관계를 감안, 아제르바이잔 유력 일간지인 '힐그'지(誌)와의 9일자 서면 인터뷰에서 전쟁의 폐허를 딛고 성공적인 경제개발을 이끈 한국과 가파른 경제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자원부국 아제르바이잔과의 '협력 파트너십'을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특히 "한국은 석유수입량이 세계 4위, LNG 수입량이 세계 2위로, 아제르바이잔과 같은 자원 부국과 협력이 필수적"이라며 "동시에 한국은 지난 20여년간 석유.가스 등 자원개발 분야에서 많은 성공 경험을 축적해 왔기에 양국이 상호협력으로 얻을 수 있는 이익은 매우 크다"며 양국의 에너지.자원 협력 필요성을 역설했다.

나아가 "이남(Inam)광구 등 신규 석유.가스전 개발사업에 우리 기업들이 참여하게 되기를 바라며, 발전소, 석유화학단지, 도로건설 등 인프라 사업에도 한국 기업이 적극 진출, 아제르바이잔 경제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필요한 지원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제르바이잔 국영방송인 AZ-1 TV는 노 대통령이 아제르바이잔에 도착한 10일 오후 한국의 경제발전, 문화유산, 노 대통령의 방문 의미 등을 담은 '한국 특집'을 30분간 방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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