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과 옐친에 대한 러시아인들의 평가가 극히 다른 이유
푸틴과 옐친에 대한 러시아인들의 평가가 극히 다른 이유
  • 이진희
  • jinhlee@hk.co.kr
  • 승인 2006.05.16 06: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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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 대통령이 최고, 전직 대통령은 최악??

마치 대선직후 우리나라 대통령에 대한 평가를 보는 듯하지만, 사실은 러시아 이야기다. 정치권력이 강한 나라의 공통점인지 모르겠으나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러시아 사람들이 20세기 이후 자국 지도자들 가운데 가장 훌륭하다고 답변했으며 보리스 옐친 전 대통령을 최악으로 꼽았다.

러시아의 여론조사 기관인 레바다 센터가 지난달 21~25일 성인 1,600명을 대상으로 역대 최고지도자 평가를 조사한 결과, 특이한 결과가 나타났다. 전현직 대통령의 뚜렷한 대비는 그렇다하더라도, 실로비키(강경파)로 꼽히는 독재자형이 좋은 평가를, 민주화형은 낮은 점수를 받았다.

실로비키란 한마디로 국가의 법질서를 최우선으로 여기는 형으로, 소련 비밀경찰인 국가안보위원회(KGB) 출신들이 대부분이다.

우선 KGB 요원 출신인 푸틴 대통령에 대한 평가로는 '감탄한다' '존경한다' '공감한다'는 긍정적 답변이 76%였다. 고르바초프 전 대통령을 키운 것으로 알려진 전 KGB 의장 출신인 유리 안드로포프 소련 공산당 서기장도 긍정적 평가가 47%에 이르렀다. 이 평가는 소련 건국의 아버지로 불리는 블라디미르 레닌 수준. 공동 2위다.

반면 대대적인 개혁.개방정책을 펴 혼란을 불렀던 옐친 전 대통령과 고르바초프 소련 대통령은 가장 형편없는 지도자로 평가됐다. 옐친 전 대통령에 대해서는 '화가 난다' '혐오스럽다' '무섭다'는 부정적인 평가가 57%로 나타나 최악의 지도자로 꼽혔다. 고르바초프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답변이 44%에 달했다.

평가 대상자는 제정 러시아 마지막 황제인 니콜라이 2세부터 푸틴 대통령까지 모두 9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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