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폴란드 등에 요격 미사일을 배치한다니 러시아가 발끈
미국이 폴란드 등에 요격 미사일을 배치한다니 러시아가 발끈
  • 이진희
  • jinhlee@hk.co.kr
  • 승인 2006.05.24 05: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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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량국가 이란에 대한 미국의 대응조치가 최근 미국과 러시아간에 급격히 제기된 신냉전을 더욱 부추기고 있다.

미 국방부는 핵무기 개발을 서두르는 이란의 미사일 공격을 차단하기 위해 동유럽에 미사일 방어망(MD)을 설치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22일 밝혔다. 이란을 압박하는 국제사회의 노력이 자칫 미국이나 유럽을 향한 이란의 미사일 공격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를 엿보게 하는 발언이다.

앞서 뉴욕 타임스는 미국이 2011년까지 유럽 지역에 10기의 요격 미사일을 배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란은 유럽이나 미국을 직접 공격할 수 있는 대륙간 탄도탄을 아직 확보하지 못한 상태지만 장거리 미사일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요격 미사일 설치에 적극적인 나라는 동유럽의 폴란드와 체코다. 미국으로서도 대 환영이다. 중동 지역과 가까워 서유럽이나 미국을 겨냥한 미사일 공격을 차단하기에 적합하고, 러시아에 대한 견제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같은 사실을 잘 알고 있는 러시아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폴란드나 체코에 미사일 기지가 설치될 경우 옛 바르샤바조약기구 회원국에 미군이 최초로 주둔하는 결과를 낳게 된다. 유리 발루예프스키 러시아 총참모장은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폴란드 등을 겨냥, "미사일 기지를 설치할 경우 스스로 위험을 키우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요격 미사일에 끄떡없는 신형 미사일을 개발한 러시아라지만 코앞에 미국의 미사일 부대가 배치되는 것은 자국의 안보에 직접적인 위협이 된다는 뜻이다.

따라서 미국이 동유럽에 미사일 기지를 건설하려고 나설 경우 러시아는 더욱 발끈할 수 밖에 없고, 두 나라간의 신냉전은 더욱 가파르게 치닫게 될 전망이다.

미국은 현재 북한의 미사일 공격에 대비해 알래스카와 캘리포니아에 모두 9기의 지대공 요격미사일을 배치해 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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