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블화 강세로 장롱에 든 달러화가 밖으로 나온다
루블화 강세로 장롱에 든 달러화가 밖으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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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6.05.25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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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블화의 신뢰도가 정착될 것인가? 루블화는 고유가로 러시아에 오일달러가 유입되면서 안정적 강세를 보이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도 지난 1월 연두교서에서 루블화에 대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7월1일 외환시장 규제를 대폭 철폐하기로 했다. 그렇게 되면 루블하는 세계적 신용도를 회복해 `세계화(貨)`로 거듭날 수 있을지 모른다.

경제전문지 비즈니스위크는 최신호에서 "러시아는 오는 7월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리는 G8(서방 선진 7개국과 러시아) 정상회담에 맞춰 루블화의 태환을 추진하고 있다"며 "이는 러시아가 98년 루블화 폭락과 국가 재정파탄위기에서 완전히 벗어났음을 상징한다"고 보도했다.

러시아 하원은 이미 가게 식당 기업체 등에서 달러화 등 외국 통화로 가격 표시를 못하도록 하는 법안에 대한 첫 번째 심의를 열어 찬성 375표, 반대 2표, 기권 1표의 압도적 표차로 잠정 통과시켰다. 하원은 또 장관 등 공무원들이 상품과 서비스가격을 공개 언급할 때 달러화나 유로화 등으로 환산해 발표하지 못하도록 하는 법안도 잠정 통과시켰다. 이런 관련법안들은 앞으로 두 차례 더 심의와 표결 과정을 거쳐 확정, 공포될 예정이다. 일상생활에서 달러화나 유로화에 대한 환상을 없앤다는 것이다.

루블화는 러시아 경제가 고유가 덕분에 급성장하면서 올해에만 이미 달러화에 대해 거의 7%나 평가절상됐다. 러시아 정부는 외환위기 이후 일부 남아 있는 환율변동 관련 제한 조치들을 제거해 오는 7월 1일자로 루블화를 완전 태환화할 예정이다.

러시아는 91년 소련 붕괴 이전부터 암달러 시세가 횡행했으며 시장경제 개혁이후 루블화의 초인플레이션 현상이 일어나 미 달러화나 독일 마르크화가 대체통화로 사용됐다. 러시아 정부는 90년대 말 이들 외국 통화를 통한 거래를 금지했으나 기업체들은 여전히 달러나 유로화로 상품가격을 표시해왔다. 98년 모라토리엄(대외 채무 지불유예) 선언 이후 러시아는 기업에 수출을 통해 벌어들인 외화의 25%를 중앙은행에 예치토록 하는 등 외환거래를 엄격하게 규제해왔다.

그러나 배럴당 70달러를 넘나드는 고유가 때문에 연간 수백억달러에 이르는 `오일머니` 수입으로 경제가 성장궤도에 오르자 루블화 수요가 늘고 있다는 것이 현지에 진출한 서구 금융기관들의 분석이다. 러시아의 외환보유액은 98년 150억달러에서 올해 들어서는 2300억달러로 무려 1533%가 증가했다.

최근 달러가 약세를 보이면서 러시아인들은 장롱에 숨겨두고 있던 달러를 꺼내 앞다퉈 유로와 루블화로 바꾸고 있다. 러시아 금융기관의 루블화 계좌 예치금액은 98년 총 3000억루블에 불과했으나 올 들어 4조2400억루블로 폭증했다.

보험중개인인 이리나 니콜스카야는 "아파트에 보관하고 있던 5만달러를 꺼내 2만달러는 유로화로, 3만달러는 루블화로 바꿨다"라며 "신문을 보니 달러 환율이 달러당 15루블까지 하락할 수 있다고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루블화의 `세계화 전략`에 대해서는 여전히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UBS 모스크바 지점의 리서치센터장 알 브리치는 "루블화가 준비통화(국제 간 결제에 쓰일 수 있는 통화)가 되는 날이 오리라는 것은 터무니없는 생각만은 아니다"라면서도 "루블화의 국제화는 연 12%에 달하는 인플레를 낮추고 고정환율제에서 변동환율제로 바꾼 뒤에나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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