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출신의 한국인 박노자 교수가 펴낸 러시아 혁명사 강의/강의록 형태
러시아 출신의 한국인 박노자 교수가 펴낸 러시아 혁명사 강의/강의록 형태
  • 이진희
  • jhnews@naver.com
  • 승인 2017.10.14 03: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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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회의 부조리를 콕콕 찔러온 러시아 출신 박노자 오슬로대 교수(한국학)가 자신의 조국 러시아에 대해서는 어떤 평가를 내릴까?  올해로 100주년을 맞은 '러시아 혁명' 이후를 자신의 삶과 경험까지 가미해 분석한 책, '러시아 혁명사 강의'(박노자 지음, 나무연필, 1만6000원)를 펴냈다.

이 책은 혁명 전후 러시아를 주도한 핵심 인물인 레닌, 트로츠키, 스탈린 등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간다. 한 언론사 출판담당 기자는 이 책에 대한 촌평을 이렇게 적었다. "책을 읽으면 독재와 시민혁명을 겪은 한국사회, 소련을 공부했던 1980년대 대학가, 그리고 작은 조직의 운영원리까지 다양한 상념이 떠오른다. 이 책이 80년대에 나올 수 있었다면, 참 좋았을텐데"라고. 그만큼 러시아 혁명에 대한 객관적 시각이 돋보인다는 평이다.

80년대 러시아식 혁명에 대한 우리 사회의 무비판적인 추종 분위기를 비판하는 느낌을 주는 책이다. 혁명가에 대해서도 미화나 비판도 최대한 절제하고 그 당시 국가권력과 사회, 민중들의 삶등을 기반으로 혁명을 평가한다. 그러다보니, 레닌의 비민주성, 내부 비판자를 탄압한 혁명 이후 풍경, 트로츠키의 국가만능주의 사고, 성장을 사회적 명분으로 삼아 자행된 스탈린 체제의 국가폭력 등을 지적하게 된다. 

저자는 책에서 “사회주의는 국민 모두가 정치 주체가 되어 자유롭게 민주적으로 참여할 수 있어야 하는데, 소련은 국가폭력을 통한 주민 통제가 일상화됐다"며 "사회주의가 아니었다"고 주장한다. 불만으로 가득 찬 혁명 이후, 러시아는사회주의 국가를 만들기 위해 또다른 혁명으로 나아가지 않고 독재적인 스탈린 체제로 귀착되었는가? 역사에 대한 그의 물음은 우리에게도 진한 여운을 남긴다. 2007~2016년 강의록을 토대로 책을 편찬해 마치 교실에서 강의를 듣는 듯한 느낌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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