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저항단체가 러 외교관을 살해한 진짜 이유는?
이라크 저항단체가 러 외교관을 살해한 진짜 이유는?
  • 운영자
  • buyrussia@buyrussia21.com
  • 승인 2006.06.27 09:3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라크 저항세력의 테러 명분에 ‘해외 무슬림 형제들에 대한 연대’가 새로 추가됐다. 이라크 주재 러시아대사관 직원 4명을 참수(斬首)·사살한 이라크 저항단체 ‘무자헤딘 슈라 회의’는 외교관 살해 직전 러시아 정부에 무슬림 형제들이 거주하는 체첸 지역에서의 철군과 무슬림 수감자들의 석방을 요구했다.

‘무자헤딘 슈라 회의’가 25일 인터넷으로 공개한 비디오는 처참한 살해 장면을 그대로 보여줬다. 희생된 대사관 직원 4명 중 3명은 참수되고 1명은 머리에 권총을 맞았다. 비디오에는 1명이 참수되는 모습과 1명이 권총으로 사살되는 모습, 그리고 이미 참수된 1명의 시신 모습이 들어 있었다.

무자헤딘 슈라 회의는 지난 8일 미군 공습으로 사망한 알 자르카위가 지휘했던 이라크 내 알 카에다 조직 등 7개 저항 조직을 연결하는 저항조직 연합체로 알려져 있다. 지난 20일 시체로 발견된 미군 2명을 처형한 것도 이들의 소행이다. 이 때문에 최근 이들의 과격한 행위가 알 자르카위 피살에 대한 보복 행위인지 주목을 끌고 있다.

무자헤딘 슈라 회의는 외교관 살해 직전 러시아 정부에 무슬림 형제들이 거주하는 체첸 지역에서 즉각 철군할 것과 무슬림 수감자들을 48시간 이내에 석방할 것을 요구했다. 러시아 정부가 이에 응하지 않자 이들은 러시아 외교관들을 살해했다. 이들은 살해 비디오에서 “형제들의 피를 손에 묻힌 러시아인들에게 보복하기 위해”라고 주장했다. 이 탓에 이들이 앞으로 ‘무슬림 형제’ 지원이라는 명분하에 외국인들을 무차별적으로 테러 대상자로 겨냥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하지만 9·11 테러 이후 테러행위에는 보상하지 않는다는 인식이 지구촌에 확산돼 ‘이슬람 형제’ 지원이라는 이들의 테러 명분이 힘을 받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당장 체첸 반군 정부의 아크마드 자카예프 외무장관도 이번 사건에 대해 “체첸 지도부와 인민들은 어떤 식으로든 이런 계획에 동참하지 않는다”며 연계 혐의를 강력 부인했다.

특히 러시아 정부는 지금까지 테러 조직들에 대해 강경한 입장을 과시해 왔다. 수많은 인명 피해를 감수하면서도 체첸 반군이 자행한 ▲2004년 북오세티야공화국 베슬란학교 인질 사태(331명 사망) ▲2002년 모스크바극장 인질사건(170여명 사망)을 강경 진압했다.

이런 정황을 아는 이라크 저항단체가 외교관들을 살해한 것은 ‘형제 지원’이라는 명분과는 달리 자르카위 이후 주도권 경쟁 과정에서 나온 ‘국내용’이라는 해석도 있다.

조선일보 펌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