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8년 한-러 스파이 외교관 추방사건의 진실 게임
98년 한-러 스파이 외교관 추방사건의 진실 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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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6.07.05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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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8년 한국과 러시아간에 외교관 맞추방 사건이 발생했다. 그 시절의 진실은 여러 소문으로만 남았다. 그런데 당시 외교부 장관을 지낸 박정수 박사의 아내 이범준 전성신여대 교수가 회고록을 내면서 그때 그 장면을 회고했다.

그녀는 “남편은 (그 사건으로) 억울하게 장관직에서 떠난 지 1년 반 만에 대장암 선고를 받았다"며 "유품으로 남긴 방대한 파일과 자료, 메모들을 뒤지고 여러 명의 당시 외교관들을 만나 회고록을 냈다"고 밝혔다.
회고록은 ‘함께 못 다 부른 노래’(경제풍월 발행)이다.

그녀는 “남편은 생전에 ‘회고록은 주관이 들어갈 수밖에 없어 남에게 뜻하지 않은 상처를 줄 수 있으니 내지 말라’고 했어요. 하지만 한-러 외교 분쟁의 진실이나, 선거를 치르면서 느낀 정치의 문제점에 대해서는 학자의 입장에서 기록을 남겨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러 외교분쟁은 1998년 7월 초 주러 한국대사관의 참사관(국가정보원 파견)이 러시아 외교부 간부에게 뇌물을 준 혐의로 현행범으로 체포된 뒤 추방되면서 빚어졌다.

당시 모스크바에서는 뇌물을 준 참사관이 마피아에게 밉보여 그렇게 됐다는 설이 돌았다. 자동차 딜러를 장악하고 있는 모 마피아가 이 참사관 때문에 딜러 자리를 여럿 빼앗겨 보복했다는 것이다. 당시 외제 자동차 딜러네트워크는 대부분 소위 마피아의 수중에 들어있었다는 게 정설이다. 여기서 마피아란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백주대낮에 총쏘고 사람 죽이는 게 아니고, 러시아식 인맥으로 사업권을 독점하면서 필요할 경우 킬러를 동원하는 러시아판 마피아 개념이다.

어쨋든 현장범으로 체포된 참사관은 스파이혐의로 추방됐고, 러시아 친구는 감옥에 갔다. 한국통으로 불렸던 러시아 친구는 몇년 옥살이를 한 뒤 풀려났다. 유능한 한국통 러시아 외교관이 된서리를 맞은 셈이다.

참사관이 스파이 혐의로 추방되자 한국정부는 주한 러시아대사관에 와 있던 정보요원 파견 참사관을 스파이 혐의로 맞추방하는 강수를 둠으로써 심각한 외교분쟁으로 번졌다. 한국과 러시아는 서로 자국에 주재하는 정보요원이 누구인지 잘 알고 있었다.

그러나 박 장관은 이 사건에 대한 책임을 지고 취임 5개월 만에 물러났다. 그래서 이 전교수는 남편이 억울하게 밀려났다고 본다

“당시 외교부 간부들에 따르면 러시아 외교관 추방 결정 과정에서 외교부의 입장은 전혀 반영이 안 됐어요. 부처 간의 협의체제에 심각한 문제가 있었던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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