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첨은 러시아 당국으로부터 수백만 달러의 수수료를 받고 그동 안 ‘음모’와 ‘위협’의 이미지로 자리잡았던 크렘린의 이미지를 바꾸는 작업을 활발히 벌이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6일 오후 2시부터 2시간여 가까이 러시아 웹사이트인 얀덱스와 영국의 BBC 방송 인터넷 사이트가 공동으로 진행하는 인터넷 방송에 출연해 네티즌과 이야기를 주고 받는 시간을 가 졌는데 이 행사 역시 케첨이 기획하고 주도한 것이었다.
특히 이번 인터넷 대화에서는 지난 달 29일 크렘린 광장에서 푸틴 대통령이 느닷없이 니키타라는 소년의 티셔츠를 걷어올리고 배에 뽀뽀를 했던 일명 ‘푸틴 기습뽀뽀 사건’에 네티즌들의 많은 관심이 쏠렸다. “왜 뽀뽀를 했느냐”는 네티즌들의 질문에 푸틴 대통령은 “소년이 너무 귀여워서 그랬을 뿐”이라 답했지만사실 이 뽀뽀 사건 역시 고도로 계산된 홍보전략에서 나온 것일 가능성이 높다.
영국 더 타임스는 6일자에서 “푸틴 대통령의 이런 의외의 행동은 네티즌들과의 인터넷 대화를 앞두고 보다 부드러운 대화를 이끌어내기 위해 기획한 이벤트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덕분에 인터넷 대화의 분위기는 전반적으로 부드럽게 흘렀고 푸틴 대통령은 “대통령의 ‘첫경험’은 언제냐”, “러시아를 구하는 데 로봇을 사용할 생각이 있느냐”는 등의 질문에도 재치있게 답해 그 동안 갖고 있던 ‘딱딱한 냉혈한’의 이미지를 바꾸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서구 홍보 대행사 등을 활용해 ‘발톱을 감춘’ 러시아의 모습만을 알리는 이러한 전략이 성과를 거둘지는 아직 미지수라고 파이낸셜타임스는 분석했다.
알렉세이 볼린 전 크렘린 행정부실장은 파이낸셜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언론이라면 일단 피하고 보는 러시아 관리들의 태도가 문제”라며 “국가 이미지를 바꾸려면 먼저 정부가 서구 언론들과 소통하는 방법을 배워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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