숱한 오보를 낸 체첸지도자 바사예프 사살, 이번엔 진짜일거야
숱한 오보를 낸 체첸지도자 바사예프 사살, 이번엔 진짜일거야
  • 이진희
  • jinhlee@hk.co.kr
  • 승인 2006.07.11 06: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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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전세계를 전율케한 어린이 인질사건을 배후조종한 것으로 알려진 체첸반군지도자 바사예프가 러시아군에 의해 사살됐다고 한다. 러시아 남부 북오세티야 베슬란의 한 학교에 진입해 이 학교 학생과 부모들을 인질로 잡고 대치하다 수많은 어린이 희생자를 포함해 무려 330명의 사망자를 낸 베슬란 인질극은 바로 어제 일처럼 기억이 생생하다.

바로 이 인질극을 주도했던 샤밀 바사예프(사진)가 죽었다고 인테르팍스 통신이 10일 보도했다. 니콜라이 파트루셰프 러시아 연방보안국(FSB) 국장은 "러시아군 소속 특공대가 9일 체첸 국경 인근 북오세티야에서 바사예프를 제거했다"고 밝혔다.

바사예프의 죽음은 이미 여러차례 언론에 보도되곤 했다.그러나 언론에서 죽였을 뿐이다. 한번은 바사예프의 죽음 자체만 언론보도를 보고, 그 뒤 보도가 오보인줄 모르고, 한 칼럼에서 지적했다가 한 독자에게서 엄중한 편지를 받은 적이 있다. 그만큼 신출귀몰했던 바사예프가 이번에는 진짜 사살됐나 보다. 정보책임자가 이야기를 했으니... 마치 이라크의 사담 후세인 대통령이 미군에 잡혔다는 소식을 처음 접했을때 못믿었던 것처럼..그러나 미군당국이 공식발표를 하니 믿을 수 밖에 없었던 것처럼..이번에는 믿어야 한다.

바사예프는 그동안 테러와 인질극 등 강경 투쟁을 주도해온 체첸 무장 세력의 대표적 현장 지휘자다. 신출괴몰한 행동때문에 러시아군으로부터 많은 별명을 얻었다. 외로운 늑대라느니, 체첸의 오사마 빈 라덴 이라느니...

그는 러시아 특수부대로부터 집요한 추적을 받아왔으며, 특수부대가 또한번 개가를 올린 것으로 보인다. 이라크에서 러시아 외교관을 참혹하게 살해한 테러범들에 대한 사살 명령을 특수부대에 내린 푸틴 대통령으로서는 자국내에 숨어 있는 바사예프 같은 친구를 못잡은 상황에서 타국(이라크)에서 테러범을 잡으라고 말한 게 좀 민망하기도 했었는데, 이제 바사예프를 잡았으니 러시아 특수부대에 대한 신뢰를 보낼 만하다.

바사예프는 베슬란 학교 인질사건 외에 95년 부됴노프스크 병원 인질사건, 99년 러시아 아파트 폭발 테러 사건에도 연루된 것으로 알려졌다.

베슬란의 대형 참사 이후 러시아 FSB는 "바사예프의 행방을 제보하는 사람에게 1000만 달러의 현상금과 함께 신변 보호를 위해 성형수술 비용까지 제공하겠다"며 체포에 열을 올려왔다.

파트루셰프 FSB 국장은 "바사예프는 15일부터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리는 G8(주요 7개국+러시아) 정상회의 기간에 테러를 통해 회의 주최국인 러시아에 정치적 압력을 가하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푸틴 대통령은 파트루셰프 국장으로부터 보고를 받은 뒤 "바사예프의 제거는 베슬란과 부됴노프스크 테러에서 우리의 아이들을 희생시킨 체첸 반군에 대한 정당한 징벌"이라고 밝혔다. 친 러시아 성향의 람잔 카디로프 체첸 부총리도 "바사예프가 제거된 것은 체첸 내전의 99%가 끝난 것과 같다"며 환영의 뜻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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