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8은 역시 푸틴의 원맨쇼였어요
G8은 역시 푸틴의 원맨쇼였어요
  • 이진희
  • jinhlee@hk.co.kr
  • 승인 2006.07.18 06: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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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8정상회담에 대한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이번 회담에서 눈길을 끈 것은 역시 북한미사일과 회담 분위기였지요. 북한 미사일에 대해서는 다들 강경한 입장을 견지했고 분위기는 푸틴 원맨쇼였습니다.
그걸 보도한 신문들이 많아요

가장 대표적인 게 조선일보인데,

15~17일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G8(주요 8개국) 정상회담에 참석한 지도자 중에서 가장 자신만만한 면모를 과시한 정상은 단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었다.

날로 치솟는 유가는 세계 2위 석유생산국 러시아의 금고(金庫)를 불렸고, 많은 러시아인들은 1991년 구(舊)소련 붕괴 이후 구겨진 자존심을 되살려준 푸틴에게 전폭적인 지지를 보낸다. 최근 푸틴의 지지율은 70%를 웃돈다.

이를 토대로,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에겐 ‘이라크식 혼란스러운 민주주의’를 비꼬고,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에겐 ‘노동당의 정치자금 논란’을 꼬집어 “민주주의만큼 부패도 문제”라고 맞대응 할 정도로 푸틴의 태도엔 자신감이 넘쳤다.

1998년 처음으로 G8 회원국이 된 해에 모라토리엄(채무 지불유예)을 선언할 정도로 국가 재정이 파탄 위기에 몰렸던 시절을 생각하면 말 그대로 격세지감이 들 정도다.

영국의 더 타임스는 17일 “불과 8년 만에 ‘강한 러시아’를 이룩한 푸틴 대통령은 18세기 제정 러시아의 강대한 힘을 자랑했던 표트르 대제 이후 가장 강력한 러시아 지도자”라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자신이 출마할 수 없는) 차기 대선을 약 2년 앞둔 시점에서도 푸틴의 정치적 영향력은 정점에 올라있다”며 레임덕 현상을 보이는 부시나 고이즈미, 블레어 총리, 시라크 대통령과 대조적이라고 전했다.

2000년 집권 이후 ‘강한 러시아 건설’을 표방해 온 푸틴에게 날개를 달아준 것은 전 세계적인 고유가 현상이다. 막대한 오일머니로 러시아의 지난 4월 말 외환보유고는 사상 최대인 2257억 달러를 기록했다. 중국·일본·대만에 이어 세계 4위다.

유가 하락에 대비한 석유안정화 기금만도 660억 달러가 넘는다. 이러한 재정흑자를 바탕으로 러시아는 지난해부터 채권국으로 당당하게 변신했다. 2000년 이후 러시아의 경제 성장률은 연평균 6.5%에 달한다.

푸틴은 자신의 카리스마로 이룬 정치적 안정으로, 이런 경제 부흥을 뒷받침했다. 구소련의 국가보안위원회(KGB) 출신인 푸틴은 민주주의보다 국가의 안정과 번영을 최우선 가치로 내세운다. G8 회담 직전인 지난 10일에는 체첸 반군 지도자 샤밀 바사예프를 제거해, 국내 테러 단속에도 가시적인 성과를 거뒀다. 푸틴은 기업에도 강력한 정치적 통제력을 행사해, 행정 관료들을 국영기업의 회장직이나 부서장급에 심어 직간접적으로 경영한다. 이 탓에, 파이낸셜타임스는 지난 4월 “러시아는 푸틴을 최고경영자(CEO)로 한 ‘기업형 국가(Corporate State)’”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영국의 이코노미스트는 “민주국가가 아닌 러시아에게 G8 회원국 지위를 부여하는 것은 옳지 않다”면서도 “러시아를 완전히 배제하는 것은 이란 핵 문제 타개 등을 어렵게 할 수 있으므로 서방 국가들은 ‘강한 러시아’와 공존하기 위해 냉전 시대의 봉쇄 정책이 아닌 ‘조심스러운 연대(wary engagement)’ 정책을 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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