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서 #미투 운동이 한국처럼 손쉽게 불붙지 않는 까닭을 보니..
러시아서 #미투 운동이 한국처럼 손쉽게 불붙지 않는 까닭을 보니..
  • 이진희
  • jhnews@naver.com
  • 승인 2018.03.05 06: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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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판 #미투 운동의 확산을 가로막는 건 무엇일까? 제도적 규제와 함께 오랜 남녀간 가부장적인 의식 차이가 꼽힌다.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지는 최근 러시아에서 지난해 법제화된  ‘가정 폭력 처벌 완화법’ 등이 러시아판 #미투 운동을 가로막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법안은 지난해 2월 푸틴 대통령의 서명으로 발효됐는데, 배우자나 자녀를 폭행하더라도 1년에 한번, 또 뼈가 부러지지 않고 멍이 들거나 피가 났다면 15일 구류나 벌금 처분에 그친다.

이 법안 이전의 가정법에 따르면 가정 폭력은 최대 2년형을 선고 받는 범죄였다. 그래서 가정폭력 처벌 완화법이 도입될 즈음에 여성계를 중심으로 가정폭력에 대한 처벌 수위를 낮춘다는 점에서 반대운동이 거세게 일었다. 

가부장적인  ‘러시아 전통 가치’를 앞세우는 사회 분위기도 #미투 운동 확산을 막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러시아 일반 가정에 가보면, 우리나라와 비슷한 남녀 차별, 혹은 성의식을 느낄 수 있다고 말하는 교민들이 적지 않다. 

이 두가지 맞물리면서 러시아에서는 하루 40명, 한 해 1만 4,000명에 달하는 여성이 가정 폭력으로 사망한다. 또 가정 폭력을 경험하는 여성은 매년 60만명에 이른다.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가정 폭력 피해 여성 중 60~70%가 신고하지 않는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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