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추행 슬루츠키 러시아 하원 외교위원장, 여성의 날에 사과문 올려
성추행 슬루츠키 러시아 하원 외교위원장, 여성의 날에 사과문 올려
  • 이진희
  • jhnews@naver.com
  • 승인 2018.03.09 05: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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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를 요청하는 여성 기자 PD 들을 성추행했다는 #미투 폭로에 맞딱뜨린 네오니트 슬루츠키 러시아 하원 외교국제문제위원장이 8일 '여성의 날'을 맞아 피해 여성들에 사과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극우민족주의 성향 정당인 자유민주당 소속의 슬루츠키 위원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올린 글에서 "언제였던지 의도적이든 비의도적이든 어떠한 심리적 고통이라도 끼친 여러분에게 용서를 구하고 싶다"며 "악의로 그런 것이 아님을 믿어달라"고 사과했다. 

슬루츠키는 BBC 방송 러시아 지국 소속 기자, 미국에 본사를 둔 러시아어 국제 TV 채널 'RTVI' 모스크바 지국 부국장, 야권 성향 TV 채널 '도즈디'(비) 프로듀서 등의 여성 언론인들에게 성추행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BBC 방송 러시아 지국은 지난 6일 여기자 파리다 루스타모바가 지난해 3월 슬루츠키 위원장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며 그 내용을 상세히 폭로하기도 했다. 루스타모바는 당시 프랑스의 유력 대선 후보였던 극우정당 '국민전선'(FN) 대표 마린 르펜의 러시아 방문과 관련한 논평을 듣기 위해 슬루츠키의 의원 사무실을 찾았다가 "BBC 방송 일을 그만두라. 내가 일자리를 마련해 주겠다"고 엉뚱한 제안을 받았다. 

루스타모바가 '질문에 답하지 않는 이유가 내가 (러시아와 사이가 좋지 않은 영국 방송인) BBC에서 일하기 때문인가'라고 묻자 "아니다. 네가 (나와) 키스하지 않으려고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너한테 삐쳤다"고 말했다. 루스타모바가 '나에게는 남자친구가 있으며 그와 결혼하려 한다'고 설명하자 "괜찮다. 그의 아내가 되고 나의 애인이 되면 되지 않느냐"고 노골적으로 추근댔다. 슬루츠키는 또 "남자친구를 차버리고 나를 찾아오라. 빠를수록 좋다. 정말 너를 도와줄 생각이 있다"고 유혹했다.

슬루츠키의 이같은 추행은 루스타모바가 켜놓은 녹음기에 그대로 녹음돼 공개됐다.
피해 여기자들은 하원 윤리위원회에 슬로츠키 위원장 처벌을 요구하는 탄원서를 냈으며 윤리위원회는 조만간 이 문제를 심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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