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아 우즈벡에 가면 우리 문화와 얽힌 역사, 삶의 이동로를 돌아볼 필요가 있다
중앙아 우즈벡에 가면 우리 문화와 얽힌 역사, 삶의 이동로를 돌아볼 필요가 있다
  • 이진희
  • jhnews@naver.com
  • 승인 2018.03.15 17: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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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즈베키스탄은 중앙아시아에서 그리 크지 않는 나라다. 가장 큰 곳은 카자흐스탄이다. 그럼에도 우즈벡이 우리에게 가장 익숙한(?) 것은 역시 고려인이 많이 살고, 대우가 대우차 공장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김우증 전 대우 회장의 공이 크다고 봐야 한다.

하지만 우즈벡은 인근 카자흐스탄에 비하면 개혁 개방이 늦었다. 다시 국가의 문을 열고 다양하게 해외 문물을 받아들이지만, 원래는 이곳이 동서양의 교차로였다. 실크로드의 주요 거점이었다. 그만큼 지정학적으로 중요한 곳이었다는 말이다. 

신상철 WFK, 우즈베키스탄 IT자문관도 최근 모 언론 기고문에서 중앙아시아 대륙이 깨어나고 있다는 표현으로 우즈벡 개방을 반겼다. 우즈벡을 찾는 한국인들도 적지 않다. 이들은 막연히 고려인, 실크로드, 대우자동차, 한국 가전 제품 등을 생각하고 가거나 지낸다. 신 자문관에 따르면 우리는 좀더 우즈벡 역사나 전통, 우리와의 관계를 알아야 할 필요가 있다. 

그는 "실크로드는 타클라마칸 사막의 남북 가장자리로 우회한다. 이곳은 지금도 사막폭풍이 제대로 몰아치면 며칠동안 꼼짝도 할 수 없다." "이 거친 사막에 본격적으로 사람들이 살기 시작한 것은 기원전 3000년 전으로 추정된다. 목축이 시작되면서 부족이 생기고, 거점이 형성되었다. 실크로드는 동서양을 연결하는 교통로이면서 교역의 중심지였다. 수많은 문화와 문명이 뒤섞이면서 세상의 중심이 되기도 했고, 몽고, 돌궐 등의 외세에 무너지기를 반복해 왔다"고 역사를 설명한다.
 
나아가 우리와의 문화적 교류및 관계 형성에 대해서는 "경주의 불교문화에는 그리스와 불교가 만난 간다라 양식이 넘어 왔다는 점, 경주 괘릉 석상은 소그드(우즈벡)인 이라는 점, 사자가 없는 나라에 수호신 사자상이 세워진 점, 고구려에서 파견된 사신의 모습이 사마르칸트 아프라시압 궁전 벽화에서 발견된 것, 혜초의 왕오천축국전과 고구려의 후예로 알려진 고선지의 원정은 기원전 4세기부터 한반도와의 깊은 관련성을 보여준다. 무함마드 깐수로 더 유명한 정수일씨는 경주가 실크로드의 동쪽 끝이라고 주장한다"고 적고 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우리 대부분은 아직 여기에 대해 관심이 적다. 그 틈새를 중국은 이미 깊숙하게 파고 들었다. 신 자문관은 "중국 서안에는 낙타와 상인들의 조형물로 조성된 실크로드 시발점이 있다. 기원전 139년 장건 일행이 처음으로 서역을 탐험했다는 논리다. 포석을 두듯 조형물 하나 만들곤 실크로드는 중국부터라고 주장한다"며 안타까워한다. 

중앙아시아 지역은 19세기에 이어 다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중국은 일찌감치 일대일로(一帶一路) 구상을, 우리 정부도 2013년에 '유라시아 이니셔티브'를 주창했다. 타슈켄트 도심에는 삼성, LG, 화웨이, 오라클을 비롯 수많은 기업들의 간판이 즐비하다. 지난 2월에는 김동연 부총리 일행이 우즈벡에 들렀고, 한국의 대통령이 곧 방문할 거라는 소문이 파다하다. 우리의 관심은 아직 중앙아시아에서 멀리 떨어져 있으니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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