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정정, 전직 대통령 후보들간의 싸움으로 혼돈
우크라이나 정정, 전직 대통령 후보들간의 싸움으로 혼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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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6.08.03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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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가 정치적 혼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 3월 총선이후 넉달째 정부 구성 문제를 놓고 혼돈을 거듭하고 있다.

이제 그 막바지에 이르렀다. 관건은 유센코 대통령이 국회에서 지명한 야누코비치 총리 지명자에 대한 인준을 할 지여부. 그 결정해야 하는 최종 시한에 직면했다.

얄굽게도 야누코비치 총리 지명자는 지난 2004년 대통령 선거에서 그와 맞붙었던 최대 정적이다. 2004년 11월 실시된 대통령 선거에서 야누코비치가 당선된 것으로 발표됐지만 선거부정에 항의하는 시민혁명(오렌지 혁명)이 일어나 재선거가 치러졌고 이 재선거에서 유센코 대통령이 극적으로 승리했다.

그러나 지난 3월 26일 실시된 총선에서는 어느 당도 과반수 의석을 확보하지 못한 가운데 야누코비치가 이끄는 지역당이 1당이 됐다.

유센코 대통령이 이끄는 우리 우크라이나 당은 경제 실정에 따른 민심 이반으로 제 3당으로 전락했고 한때 동지였던 티모셴코 전 총리가 이끄는 티모셴코 블럭이 2당이 됐다.

우크라이나는 우리의 영호남 지역갈등보다 훨씬 심각한 동서 갈등을 겪고 있다. 러시아어를 사용하는 우크라이나 동부와 남부는 친러시아 성향이 강하지만 우크라이나어를 사용하는 서부는 민족주의 경향이 강하고 친 서방 성향을 보이고 있다.

친 러시아 성향의 지역당이 3월 총선에서 1당이 되자 한때 오렌지 혁명 동지였다가 갈라섰던 유센코 대통령과 티모셴코 전 총리는 사회당까지 끌어들여 연정을 실시하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사회당이 막판에 연정합의를 깨고 지역당과 손을 잡으면서 지역당과 사회당 공산당 3당 연정이 성립했다. 사회당은 국회의장을 사회당이 맡는 조건으로 지역당과 손을 잡았다. 의회를 장악한 이들 지역당 중심의 3당 연정은 지난달 야누코비치 지역당 대표를 총리로 지명했다.

유센코 대통령으로서는 총리를 인준하거나 아니면 의회를 해산하고 재선거를 실시하는 선택의 기로에 섰다.

그동안 유센코 대통령과 야누코비치 총리 지명자는 대연정을 구성하기 위한 협상을 계속해왔다. 유센코 대통령은 총리를 인준하는 대신 대연정을 구성하되 우크라이나가 유럽연합에 가입하고 우크라이나어를 단일 국어로 사용할 것을 요구해왔다.

그러나 친 러시아 정책을 표방해온 지역당에서는 이같은 협상안을 거부했다. 양측은 막판까지 벼랑끝 협상을 계속하고 있지만 대타협이 이뤄질 지는 미지수다.

유센코 대통령이 총리 인준을 거부할 경우 새로운 총선을 실시해야 하지만 과연 대통령이 총리 인준을 거부하고 의회를 해산할 헌법상 권한이 있는지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다. 이에 따라 총선 실시 이전에 법적 논란이 일면서 정국이 소용돌이에 빠질 가능성도 있다.

또 새로운 총선을 실시한다고 해서 유센코 대통령측에 유리한 결과가 나온다는 보장도 없다. 지역당측에서는 여론조사 결과 새로운 총선을 실시할 경우 지역당의 압승이 예상된다고 분석하고 있다. 이 경우 지역당은 대통령에 대한 탄핵을 추진할 것이라고 유센코 대통령을 압박하고 있다.

유센코 대통령이 정적인 야뉴코비치를 총리로 임명하고 대연정을 실시하더라도 총리와 대통령간에 정책적 차이가 워낙 커서 사사건건 대립할 가능성이 높다. 그래서 대연정이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유센코 대통령이 총리를 임명하든 아니면 의회를 해산하고 새로운 총선을 실시하든 우크라이나 정국의 앞날이 평탄하지는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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