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레프는 오는 10월 제네바에서 협상이 성공을 거두지 못할 경우 러시아는 WTO 가입하기에 앞서 육류 수입에 관해 미국측에 부여한 특혜조건들의 이전 상황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양국은 지난해 체결한 '조류, 돼지고기, 소고기 교역협정'에서 오는 2009년까지 미국산 수입육류에 대한 특혜를 규정했다.
경제개발통상부는 또 WTO가 심각한 체제적 위기에 놓여있다면서 이는 농업분야에서 다자협상의 실패에 기인하며 이러한 실패의 원인은 미국측의 융통성없는 단호한 자세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러시아측이 이렇게 나온 것은 협상전망이 갈수록 어두워지기 때문인 것 같다. 실제로 러시아측 협상대표단을 이끄는 막심 메드베드코프 경제개발통상부 차관은 한 경제세미나에서 러시아가 올해는 물론 내년에도 WTO에 가입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러시아와 미국의 협상은 지리한 줄다리기를 해왔다. 한국과 달리 모든 회담이나 협상에 느려터진 러시아가 성질을 낼 정도니 그 과정은 짐작할 만하다.
러시아 정부는 지난달 15~17일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G8 정상회의에서 미국측과 WTO 가입협상을 마무리할 예정이었지만 끝내 합의 도출에 실패했다. 그래도 그레프 장관은 10월 말까지 미국측과 협상을 끝낼 것이라고 밝혔고, 수전 슈워브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2~3개월안에 협상이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했다.
슈워브는 특히 오는 11월 18~19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미국과 러시아 대통령이 양자협정에 서명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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