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전력회사도 해외투자를 유치해 전력사용에 숨통틀 듯
러 전력회사도 해외투자를 유치해 전력사용에 숨통틀 듯
  • 이진희
  • jinhlee@hk.co.kr
  • 승인 2006.09.06 0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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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겨울 전력난에 시달린 러시아가 전력회사도 기업을 공개해 대규모 해외투자를 유치한다. 러시아 국영 전력회사인 '통합에너지시스템'(UES)는 오는 11월 국내외에 기업공개를 할 예정인데, 고유가에 힘입어 고도 경제성장을 계속하고 있는 러시아로서는 최대 인프라 투자다. 앞으로 5년 동안 민간 투자자로부터 790억 달러(약 76조원)에 이르는 투자를 이 부문에 유치할 계획이다.

파이낸셜 타임스(FT)에 따르면 이런 투자 유치는 소련 붕괴 이후 러시아에서 추진하는 가장 큰 규모의 인프라 투자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국내는 물론 외국 자본도 전력산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투자 문호를 개방했다.

UES는 최근 20여 개의 회사로 분사하는 대대적인 구조조정 작업을 펴고 있다. 6개의 대형 발전회사와 14개의 중소 지역발전회사들은 개별적으로 IPO나 투자설명회를 열 계획이다. 투자자들은 UES 소유의 발전회사 지분도 살 수 있다.

러시아가 전력 부문을 쇄신해 대대적인 투자를 유치하려는 이유는 지속적인 경제성장과 전력난 해소를 위해서다. 1999년 이후 러시아는 연평균 6% 이상의 고도 성장을 해오고 있다. 이에 따라 전력 수요도 계속 늘어왔다.

러시아는 그동안 국가의 규제로 전기 공급 가격을 국제 수준보다 훨씬 낮게 유지해 왔다. 그러나 기록적인 추위가 닥친 지난 겨울 모스크바와 상트페테르부르크 등 대도시에서 전력 수요가 급증하면서 제한 공급을 하는 등 전력난이 심해지자 생산시설을 확충하기 위해 가격 자율화를 검토하기 시작했다.

러시아의 전기 가격이 국제 수준으로 계속 오를 경우 기존의 발전시설 확충이나 새 발전소 건설 프로젝트가 민간 자본의 매력적인 투자처가 될 것이라고 FT는 전망했다.

UES는 외국 자본의 적극 유치를 위해 투자 초기에 전력 공급 가격이 일정 수준을 밑돌 경우 보상해 주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UES 최고경영자 아나톨리 추바이스는 "전력 부문 개혁의 승인이 지연되는 바람에 앞으로 2~3년 동안 전력난이 계속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90년대 러시아의 대규모 민영화 프로그램을 입안한 추바이스는 "이 부문에 시장경제제도를 도입하는 것은 새로운 시대를 여는 중요한 전제조건"이라고 말했다. 추바이스는 외국 투자 유치를 위해 다음주 미국 뉴욕, 스웨덴 스톡홀름, 영국 런던을 잇따라 방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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