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서방 정책의 그루지야에서 쿠데타 음모 적발
친서방 정책의 그루지야에서 쿠데타 음모 적발
  • 이진희
  • jinhlee@hk.co.kr
  • 승인 2006.09.11 06: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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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재자 스탈린의 고향 그루지야가 민주화 진통을 겪고 있다. 1991년 구 소련에서 독립한 뒤 2003년 소위 민주화 '장미혁명'을 거쳐 친서방 국가로 돌아선 그루지야에서 쿠데타 음모가 적발되는 등 정국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그루지야는 그 태생상 강력한 지도자를 원하는 타입이고, 친 러시아 주민들이 많아 장미혁명을 거쳐 대선에서 승리한 미하일 사카슈빌리 대통령이 친 서방정책을 쓰면서 정국을 장악하지 못한 것으로 파악되고 잇다.

그루지야 당국은 6일 '반(反)소로스 모임' 대표 마이야 니콜레이슈빌리를 포함한 주요 야당 지도자 등 29명을 체포했다. 검찰은 미하일 사카슈빌리 대통령을 몰아내고 이고르 게오르가제 전 보안장관을 새 대통령에 추대하기 위해 공모한 혐의로 이들을 중 12명을 기소했다.

게오르가제 전 장관은 95년 예두아르트 셰바르드나제 당시 대통령을 암살하려다 실패한 혐의로 인터폴(국제형사기구)의 수배를 받아왔으며, 현재 러시아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8일에는 집권 통합국민운동당 사무실을 폭파하려는 기도가 적발됐다. 바노 메라비슈빌리 내무장관은 "TNT 400g에 해당하는 폭약이 든 폭파 장치를 소유하고 있던 게오르가제의 지지자 알렉산데르 춤부리즈를 체포했다"고 밝혔다.

사카슈빌리 대통령은 게오르가제를 겨냥해 "이번에 적발된 쿠데타 음모는 그루지야의 독립을 해치기 위해 러시아 내 세력이 주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사카슈빌리 대통령은 러시아의 영향력에서 벗어나기 위해 친서방 정책을 펴고 있다.

특히 러시아는 친서방 정책을 펴고 있는 그루지야를 압박하기 위해 올봄부터 그루지야산 포도주와 먹는샘물의 수입을 금지하고 있다. 최근 들어 그루지야와 러시아 양국은 그루지야 내 친러시아 성향의 준자치지역인 남오세티야 등에 주둔 중인 러시아 평화유지군을 철수하는 문제로 대립하고 있다.

그러나 야당과 시민단체들은 최근 지지율이 급격히 떨어진 사카슈빌리 대통령이 쿠데타 음모 운운하며 정치적인 목적으로 야당을 탄압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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