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은행에 '뒤통수' 맞은 러 올리가르히들
스위스 은행에 '뒤통수' 맞은 러 올리가르히들
  • 이진희
  • jhnews@naver.com
  • 승인 2018.08.23 12: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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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레디트스위스, 러시아 관련 자금 50억 달러 동결 조치
러 자산가들 "과거를 묻지 않는다"는 크렘린 말을 믿고 따라야 할지 고민

스위스 최대은행 중 하나인 크레디트스위스뱅크가 미국의 대러시아 제재 조치에 따라 50억 달러(약 5조6000억원) 규모의 러시아 관련 자금을 동결한 것으로 전해졌다.

외신에 따르면 크레디트스위스뱅크 대변인은 22일 "크레디트스위스는 전세계 모든 영업장에서 국제규제기관(international regulators)들과 함께 일하고 있다"며 자금 동결 사실을 밝혔다. 이번 자산 동결은 지난 2분기에 이뤄졌으나 자금의 소유주에 대해서는 언급을 피했다. 크레디트스위스뱅크가 관리중인 개인 자산은 약 3700억 스위스프랑(약 421조원)이라고 한다.

크레디트스위스은행 홈피
크레디트스위스은행 홈피

 

이번 조치는 은행의 자체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대러 제재가 중립국인 스위스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또다른 대형 스위스 은행인 UBS와 줄리어스베어는 러시아 관련 자금의 동결에 나서고 있지 않아, 크레디트스위스뱅크는 은행 차원의 달러 의존도 등을 감안해 선제적으로 동결 조치를 취했다고 볼 수 있다. 

러시아 올리가르히에게 이번 조치는 '뒤통수'를 맞은 것이나 다름없다. 고객의 예금및 신원 보호가 철저한 스위스 대형 은행을 믿고 지금까지 거래해 왔는데, 더 이상 믿을 수 없다면 러시아 올리가르히들은 자산 보호에 '발등에 불이 떨어진 격'이다. '돈의 과거를 묻지 않을 테니, 국내로 갖고 들어오라'는 크렘린의 요청을 믿고 따라야 할지 고민스럽기만 하다. 

러시아중앙은행에 따르면 지난해만해도 62억 달러(약 6조9000억원)가량의 러시아 자금이 스위스로 향했다고 한다. 미국에서 스위스로 넘어온 자금의 3배 수준이다. 러시아 국경을 넘어 해외로 나간 전체 자금의 14%를 차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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