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군용기, 시리아 상공서 격추- 향후 대응 주목
러시아 군용기, 시리아 상공서 격추- 향후 대응 주목
  • 이진희 기자
  • jhnews@naver.com
  • 승인 2018.09.19 03: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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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군, 공습중인 이스라엘 전투기로 오인해 방공미사일 S-200 발사
이스라엘측 신속히 작전 상황 설명하며 격추 파장 줄이기에 '올인'

시리아에서 작전중이던 러시아 군용기가 17일 밤 러시아제 방공 미사일 S-200에 의해 격추됐다. 이 방공미사일을 운용하던 시리아군이 러시아 군용기를 이스라엘군 전투기로 오인, 격추시킨 것이다. 당시 이스라엘 전투기는 시리아 군사시설을 공습중이었다. 러시아와 이스라엘은 이 격추 사건이 몰고올 후폭풍에 대비, 신중하게 상대의 의중을 타진 중이다. 

시리아 상공서 격추된 러시아 군용기 일류신-20/ 사진출처: 러시아 방송 브메스테-러시아 캡처

 

외신에 따르면 러시아 국방부는 18일 시리아에서 러시아 군용기 일류신(IL)-20이 시리아 방공미사일 S-200을 맞고 격추된 사실을 확인한 뒤 모든 책임을 이스라엘 측에 돌리면서, '적대적 도발'로 규정했다.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은 "우리는 그러한 (적대)행위에 무대응으로 넘어가지 않을 것"이라고 말해 보복 조처를 시사했다.

당황한 이스라엘은 이례적으로 공습 작전의 경과를 상세히 공개하며 수습에 나섰다. 이스라엘군은 이날 성명을 내고 러시아 군용기 승무원의 죽음에 애도를 표시하면서, 당시 이스라일 전투기는 시리아 서부 라타키아에 있는 무기 제조시설을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로 이동하려는 움직임을 포착, 이를 저지하기 위해 공습을 단행했다고 설명했다.

러시아 군용기 격추 당시 상황. 붉은 색 비행기는 군용기, 파란색 비행기 4대가 이스라엘 전투기 /이미지 출처: 러 인터넷 통신 판 캡처

 

전문가들은 이스라엘이 시리아 공습 사실과 동기를 이처럼 소상하게 공개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고 밝혔다. 이스라엘은 지난해 이란군 부대를 중심으로 시리아 내 목표물을 약 200회 공습했다고 최근 공개했으나 공습 대상이나 행위를 즉각 확인한 바 없다. 

전문가들은 이스라엘 전투기가 시리아를 안방처럼 드나들며 작전을 수행할 수 있는 것은 러시아의 협조 덕분이라고 지적한다. 시리아정부 관할 지역의 제공권을 가진 러시아가 용인하지 않으면, 이스라엘이 그처럼 자유롭게 공습에 나서기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실제로 러시아와 이스라엘군 간에는 충돌을 막기 위한 핫라인이 개설된 것으로 전해졌다. 

러시아의 향후 대응 조치와 관련, 푸틴 대통령은 신중한 발언을 이어가고 있어 주목된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모스크바에서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와 회담한 뒤 기자회견에서 이번 사건과 2015년 터키 전투기의 러시아 전폭기 격추 사건을 비교하는 질문을 받고 두 사건은 비교 대상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는 "당시 터키 전투기는 우리 전폭기를 의도적으로 격추했지만, 이번 사안은 비극적인 우연의 연속으로 보인다"면서 "이스라엘 전투기가 우리 군용기를 격추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터키 전투기는 지난 2015년 11월 터키-시리아 접경 지역에서 공대공 미사일로 러시아 전폭기 수호이(Su)-24를 격추시킨 바 있다. 푸틴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이스라엘과의 관계 악화를 원치 않는 것으로 분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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